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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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라(퇴고) / 장 영관
호기심이었나요. 이브의 유혹이었나요.
그곳에는 들지 말라 라는 계명을 잊으셨군요.
왜 보아서는, 만져서는, 안될 것을 보고 범접하였나요.
살이 다 마르도록 얼마나 사무친 바램이기에, 저리도
가서는 살 수 없는 곳 끝도 없는 사막까지 가셨나요.
아무도 아직은 다다르지 못했던 곳에서
당신이 먼저 가고 이제 더는 이곳에 아무도 오지 말라!
해서는 안 되는 줄 알았지만 가서는 안 되는 줄 알았지만
신이 봉인한 멈춰진 시간 속에 말라버린 육신이야 있고 없고,
저리도 간절함이 눈물마저 건조한 시간 속에 갇혀 버린,
가없는 생의 끝자락에서, 결연하게 굳어 버린 화석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생이야 있고 없고, 굳어진 형상으로 절규하기도 하는 몸짓으로,
처절하게 또는 속삭이기도 하는 것처럼 그러나
끝내는 말하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는 질곡의 음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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