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를 읽다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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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를 읽다 /秋影塔
가장 작은 소리를 모아 들으면 빗소리로
들리겠는데
그래서 가장 작은 것부터 찾아가는 빗소리
토란잎은 너무 무거워서 떨어지는 빗방울은
바윗덩어리로 구르고
풀잎 적시는 빗방울은 눈 뜨는 이슬
하늘 씻긴 저 소리를 나는 구름의 분말이냐고
묻고 있다
내가 읽고자 하는 것은 비의 서책에 옮겨 적은
만다라
빗속에서 뚝 그친 빗소리가 천 년을
투사할 때
봄꽃이 사르고 간 한 계절의 뒤에 서서
나는 빗소리도 빗속의 내 얼굴도 잃는다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우주 법계의 온갖 덕을 갖춘 '만다라'
그 법계를 읽으셨군요.
세상의 생노병사가 모두 잃고 난 뒤에 생기는 법이니
뚝, 그친 빗소리라도 여운을 간직함이 존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잊혀진 것을 너무 쉽게 망각하는 현실도 참하게 직시하구요.
귀하신 가르침의 글,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추 시인님!
편안한 휴일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똑 같이 듣는 빗소리도 듣는 이의
심성에 따라 모두 다를 겝니다.
느낌이 다르듯이 전해 주는 감정도
다 다르겠고요.
봄비 많은 봄날, 빗소리 한 소절 귓속에
담아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저 먼 추녀끝에 정겹게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습니다
가슴 깊이 저려오는 천년의 빗소리!
마음에 빗소리를 느끼고 갑니다.
요즈음따라 비가 내리지 않아 조금 속상한 시간
모처럼 비다운 마음에 비에 젖습니다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네요.
자주 온다 싶던 빗소리가 너무 뜸해졌습니다.
천년을 넘어가야 할 산들이 산불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안타깝습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힐링님의 댓글

내가 읽고자 하는 것은 비의 서책에 옮겨 적은
만다라
불경의 깊은 화두를 득도 하고자 하는
이 간절함!
물방울 소리 하나에까지 우주를 꺼내어
그 속에 들고자 하는 그 마음이 면벽에 든 수행자의
올곧음을 엿봅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하! 무슨 과찬의 말씀입니까?
빗소리는 풀벌레 소리보다는 조금
깨달음을 주기야 하겠지만, 그런 마음까지
도달하는 길은 제게는 너무 먼 고행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힐링 시인님! *^^
김태운.님의 댓글

내가 읽고자 하는 것은 비의 서책에 옮겨 적은
만다라 ///
전 卍으로 읽고 싶습니다
오독일지라도...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ㅎㅎ 만(卍)으로 읽어도 상관 없습니다.
같은 뜻을 내포한 말들일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