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추영탑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거미 /秋影塔
나는 요의를 먹으며 실을 뽑는 거미랍니다
배 고픈 날에는 내 그림자를 잡아먹고
통통하게 알 슬은 가을을 붙잡아
다음 해 오월을 낳고 싶은 것입니다
위선에서 독선으로 가는 길은 항상
내가 즐겨 다니는 길,
강단의 외로움에 촉촉하게 젖어있는데
생을 건너기 위해 나는 언제나
수평선을 끌어다 평평한 집을 짓지요
사랑아, 오려거든 내 한 끼 밥으로 오라
나는 이렇게 내 짝을 유혹합니다
당신이 나를 뭉개는 동안 나는 당신을
영원히 내 안에 가두려 발톱을 내밀지요
슬슬 눈치 보는 사내여!
이 사랑법을 깨뜨리고 싶은 수컷은 가라!
내 안의 악령이 너를 잡아먹으리라!
소름 돋는 이 말이 좋다며 사내들은
모여 듭니다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뭇사내들이 모여들게 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추 시인님!
요의(尿意) 먹고 뽑은 실이니 염라대왕도 포박당하겠습니다.
세태를 바라보는 안목이 깊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 추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암 거미는 우람하고 수 거미는 빈약한데
교미 후에 신랑을 한 끼 식사로
드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되는
저들의 사랑법, 거미나라의 헌법이라도
뜯어고쳐야 할 악습일까요? ㅎㅎ
좋은 봄날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이 사랑법을 깨뜨리고 싶은 수컷은 가라!///
거미의 유혹이 살벌합니다
예전 같으면 덤벼볼 만도 한데
요즘은 언감생심일 뿐
장밋빛 오월을 낳고 싶은
독선의 유혹인가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거미의 출현은 항상 늦더만요.
오월쯤 돼야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헌 번 써 본 소립니다.
사랑엔 죽음도
불사하는 동물, 미물들이 참 많습니다.
주어진 본능인지, 태고에 예고된 본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것이 그렇게 찐한 모양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거미의 지혜가 놀랍습니다
우리는 무심코 지나치지만 깊은
사고력에 찬사를 보냅니다
명시를 읽고 갑니다
평안 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당치 않으십니다. 명시라니요?
이제 곧 눈에 보이지 않는 거미집에
얼굴이 착 달라붙을 계절이 돌아옵니다.
걸리적거리는 저들의 누추한 집에서
인간들 모르게
일어나는 살풍경을 그려봅니다.
감사합니다. *^^
힐링님의 댓글

내 안의 악령이 너를 잡아먹으리라!
개미의 사악성은 본래 생존인데
이치열함을 수컷으로 환치 시켜
또 다른 것을 끌어들여서
거미와 세상과의 미묘함을 결부시켜 놓으니
더 많은 의미를 불러 일으킵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거미처럼 과묵하고 인내심 많은
동물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물 하나 쳐놓고 나머지는 모두 기다림,
그런 거미에게도 그리움이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힐링 시인님!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꼴찌 또 들어가요 ㅎㅎㅎ
방가 반갑습니다
언제 또 거미까지 연구 하셨남요!!
대단한 거미의 머리가 요새를 만들어 놓고 끌어당기면
안 넘어 갈순 없지요
정사도 할 수 있을찌도요
암컷이 요색을 피면 숫컷이 의외로 다 내어주고
죽어도 좋아! 할지도 몰라요
잘 봤습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한 주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잘 아시네요, 뭐! ㅎㅎ
거미를 아세요?
앉아서 두 철을 기다려도 끄떡없는
바윗덩어리 같은 존재지요.
영역 다춤도 심하고요. ㅎ
여인은 접근금지입니다. ㅋㅋ
감사합니다.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뭐요 우리 사부님!
배고픈 날에는 내그림자를 잡아 먹고(우와~ 내가 미쵸)
저러니 내가 반 하지요
정말 대단해요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본인도 별들이야기님의 바람꽃에, 애처가
마음에, 애주하는 마음에
이미 절반은 미쵸버린 사람입니다.
ㅋㅋ
잘 계셨나요?
감사합니다.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네 잘 있습니다 덕분에
자주 뵙지를 못 하겠네요
크게 할일은 없는대두 바뿌네요
언제 차 한 잔 합시다요
술은 못 드신다 하니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바쁜게 재복입니다.
한가한 사람 세상 다 살았지요.
별들이야기님 하고 만난다면 소주 두 잔을
세 배로 늘릴 자신 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