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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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찬가
안녕 이라고 말해! 전화기가 부르르르 떤다. 내 말대로 해. 강짜를 부린다.
야! 뭐하냐? 시국이 시국이니만치 막걸리나 한 잔 . . . 수화기에 불꽃이 인다.
가면 뭘 한담! 허구한 날 허구한 이야기들 뿐. . . 돌아 눕는다.
채널을 돌린다. 이리로 저리로 . . .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삼일 밤낮을 돌려도 거기서 거기다.
모두가 그 모양, 그 꼴 . . . 아예 눈을 질끈 감고 돌린다. 상승기류인가!
4월의 벗꽃이 우수수 하늘 위로 솟구친다. 하늘은 현수막이다.
야! 땡칠이 녀석 마누라 간 거 알고 있냐? 아주 갔단다. 챙길 것 몽땅 챙겨서 몰래. ㅋ... ㅋ... 근데 그것도 모르고 터미날까지 내 차로 고이 모셔다 드렸지 뭐냐!
조각조각 자유로운 꽃잎이 허공에 조각을 한다.
너 갑식이 폐암 말기라는 거 알고 있지? 오늘 내일 하나 봐.
공중에 머물러 있던 꽃잎이 땅으로 톡 굴러 떨어진다. 한 조각. . .
야! 이 미친놈아! 죽어라 일만 하면 뭐하냐?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인데 . . .
전화기는 누가 만든 물건일까! 내겐 공보다 과가 더 많다.
짱구 녀석! 회사에서 짤렸다며? 근데 다 날렸다며? 퇴직금 . . .
벗꽃은 왜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걸까! 모가지에 퇴직금도 날아가는 세상인데. 차라리 벗꽃에 밥 말아 먹지. 하필이면 주식에다 밥을 말아 먹었을까!
바람이 후덥지근하다. 벗어나고 싶다. 골방에서. 뭔가 하긴 해야 겠는데 . . . 영 마뜩치가 않다. 이 시대는 삶 자체가 주식이다. 인간의 주식은 따로 있는데!
분위기 전환이라도 할 겸 노래 일발 장전 . . .참으로 거시기 하다. 낮술이 다 땡기고!
술은 없다. 벗꽃이 사라지기 전에 전국에 금주령 발동! 국가는 없고 오직 국민 뿐이란다.
벗꽃이 허공에서 구토를 한다. 이를 어쩌나! 손바닥만한 땅덩이에서 구토라니!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금주령에 술은 더욱 살판이 났다.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널 잃고 이렇게...
꽃잎이 노랫가락에 맞춰 주정이란 걸 한다. 호밋자루가 어디 있나! 뭔가 하긴 해야 겠는데 . . .
벗꽃이 가득하다. 4월의 하늘에 . . .
난 늘 꽃이야! 맨날 꽃이야! 널 잃고 이렇게 . . .
댓글목록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ㅎㅎㅎ
멋지십니다
우리시인님!!
두무지님의 댓글

긴 시에 잠시 매료되었다 갑니다
정성을 많이 드린 글이라 사료 됩니다
건필과 평안을 빕니다.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두 분 시인님! 감사합니다. 자주 용기를 주셔서...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잘되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