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럽고도 불안한 자리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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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럽고도 불안한 자리 /秋影塔
사람들 앞에서 이러려고 했나?
고개 숙이고 싶은 자리는 아니겠지만
손 안에 일단 들어오면 나를 지켜줄 굳건한
내 자리
멀리서 바라보자면 한없이 부러운 의자
수십 년 기다리다 앉았지만 덤덤한 자리라고
겸손한 척도 해보던 자리
문고리 세 개만 달면 절대 안 무너지는
고래등 아래 놓인 의자 하나
꽃 배달 오는 댁배차와 이마에 안경 올린
여자라든지
주사바늘 든 여자와 기를 흠뻑 몰아다 주는
또 다른 여자야 문고리만 흔들면 알아서
모시겠지만,
살붙이만 드나들지 않으면 되는 곳,
은밀하고 내밀한 그 곳, 아방궁에 살면서
유사시 준비해 둘 말은,
“아니다”, “모른다”는 말, 치부책에
적어놓고 달달 외우긴 했어도,
더 유사시가 되고 말면
기획해 둔 세 평 방 하나 향하여 기획처럼
떠나면 되겠지만,
아주 중요한 준비물 외에 또 하나, 엄청난
불장난 막아
줄 ‘불통’ 한 개, 그 거 영원히 빛날 거다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영원히 빛날" 시심입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영원히 빛날 것은 시심이 아니라
보기 드문 ‘불통’과
고집이겠지요. ㅎㅎ
즐거운 오후 보내시길 바랍니다. *^^
힐링님의 댓글

권력의 한계란 자신으로부터 가까운 사람들을
잘 다스리는 것인데
거기에서 구멍이 뚫일 때는 화를 좌초 하는 역사의 진리를
봅니다.다음 정권 또한 인의 장막에 가려진다면
그 또한 자신의 이상만 쫓다가 끝을 내고 걸어나올 것입니다.
버림의 무소유가 없이 어떤 것도 영원한 의자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권력은 잃어도 잘못을 인정하는
초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초에 기록 될 불통 하나, 무슨 색깔로
빛날지 못내 궁금합니다.
감사합니다. 힐링 시인님!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모든 것이 유야무야로 끝날 조짐이 보이는데 안타깝습니다
한심하고 무채색으로 마무리 될찌 모를 일 ......
궁굼 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그리 될 수는 없지요.
그러면 또 촛불이 켜집니다.
그 곁에 몰려있던 어중이 떠중이들이
다시 권력을 잡아보겠다고 설치기는
하지만 맘대로 될 시기는 지나갔지요.
감사합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첫 단추를 잘못 달면 옷이 주름투성이듯,
색깔물을 잘못 들여 작두타는 색깔이 되었습니다.
이 엇 박자의 짐에 세월이 많이 늙었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철판은 녹이 슬면 더 두꺼워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부스러기로 떨어지고 맙니다. 거짓말도 그와 같지요.ㅎㅎ
김 인수님의 댓글

애당초부터 그자리는 아니였다는
줄줄 달고 사는 누추한 실오라기는 다 떼어내고 앉아야 하는데
너덜너덜한 똥구멍은 너덜한 곳으로 앉아야 하는데
많은 분들에게 묻고 싶은 말 한마디 "손가락들 잘 계십니까"
너무 가슴 아파서요
세상을 직선으로 바라보시는 시선에 즐감하고 갑니다 추영탑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그렇습니다. 저질러놓고 얼렁뚱땅 엄청난
거짓말로 판토마임이나 허고 있느니,
차라리 처음부터 쇠시리에게나 주었어야 할
자리였습니다.
그 애매모호한 표정이 역겹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댓글이 제가 좋아하는
냉 막걸리 한 잔 맛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