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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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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7회 작성일 17-08-20 23:27

본문

젓가락으로 찌개를 먹는 사람은 싫다

 

     밥에 곁들여 먹는 반찬 중에 그래도 찌개만한 것은 없다 갖가지 재료가 들어간 한국형 식단, 중에서도 찌개는 얼큰하고 때로는 바특하고 때로는 삼삼해서 숟가락으로 호호 불어가며 떠먹는 것은 정이다 젓가락은 너무 이기적이다 젓가락처럼 무미건조해서 젓가락은 왠지 계산적이다 때로는 국물도 흐르고 때로는 바지에 묻어서 냄새처럼 사는 모습이 나도 모르게 흐르는 찌개, 가끔은 얼룩처럼 완벽하지 않아서 주위 웃음을 자아내는 찌개, 정신없이 숟가락으로 퍼먹다가 아줌마 여기 밥 한 공기 더 주세요 정말 밥 한 공기 생각나는 찌개, 냄비 뚜껑 여는 냄비 받침대처럼 눈알 쏙 빠지게 하는 찌개, 그런 따뜻한 찌개를 젓가락으로 쏙 빼먹고 가는 사람은 싫다 나는 오늘도 숟가락으로 정신없이 남은 국물까지 밥 넣고 석석 비벼 먹고 나왔다 인주처럼 언저리에 묻은 얼룩은 정말 나의 참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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