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는 구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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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는 구른다
나는 바퀴다 구르는 것이 바퀴의 생리, 구르고 또 구른다 구르지 않는 바퀴는 죽은 바퀴다 죽은 바퀴는 버려야 한다 죽지 않기 위해 악을 쓰고 바퀴는 굴러간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쉬지 않고 굴러간다 도로에서 숲 속에서 바다에서도 바퀴는 굴러간다 좁은 골방에서 넓은 광장에서 검은 땅 속에서도 바퀴는 굴러간다 내 바퀴 위에는 누가 타고 있나 누가 나를 굴리고 있나 나는 앞만 보고 달려가는 바퀴 가자는 대로 생각도 없이 달리기만 하는 바퀴 줏대 없는 바퀴 감정도 눈물도 없는 바퀴 구르는 것만 알아서 굴려주는 대로 굴려지는 대로 굴러가는 바퀴 가자 바퀴야 가자 바퀴야,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어둠 속으로 달려가는 바퀴 꿈속에서도 하늘에서도 날아다니는 바퀴 나는 바퀴를 굴리는 바퀴 습관처럼 바퀴를 명령하는, 바퀴의 명령을 따르는 바퀴, 아무 이유 없이 바퀴를 혼내고 때리는 바퀴, 바퀴를 벗어날 수 없는 죽어도 바퀴인 바퀴, 결국엔 바퀴에게 밀려 세상 밖으로 쫓겨나는 바퀴
댓글목록
36쩜5do시님의 댓글

바퀴가 구르듯 내리막길을 브레이크 없이 내달리는
시 한편을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