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3> 천국으로 가는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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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으로 가는 계단 /
시엘06
이것은 가장 높은 음에서
가장 낮은 음으로 사라지는 일
저녁의 우울을 등불에 비추어
가장 밝게 웃다가 그마저 훌렁 태워버리는 일
끌어주는 손을 잠깐 잡았다가
문득 놓아버리고, 놓아버린 것 마저 잃어버렸다가
아직 잡고 있다고 착각하는 일
멀리서 온 손님을 받아들이고
축축한 어깨를 닦아주고, 음식을 차려주고
비로소 알게 된 사실, 그는 그가 아니었구나
높게 날아서
바닥에 엎드린 날들을 바라보며 기껏 이
추락하고자 하는 결심
이것은
올라갈수록
낮은 곳에 사무치는 일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이 모든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지 올라가는 계단은 아닌
놓는 일인 듯 합니다
놓아버리는 일인 듯 합니다
명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엘06님의 댓글의 댓글

고나plm 님, 반갑습니다. ^^
'놓아버리는 일'이라는 멋진 해석으로 보잘 것 없는
글을 빛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창한 봄 만발하시기 바랍니다.
소낭그님의 댓글

신체는 조금 길지만 생각은 짧은 제 생각엔
시는 참 요오 오무 우울이다라고 생각하는데요.
심오해서 조회수 5건 정도는 저입니다만....
우울한 상상에 어깨 토닥토닥 해드립니다.
물론 상상뿐이겠지만 그래도 그런 상상이 가능한 것은
짙은 안개처럼 걷히지 않는 우울 때문 아닐까요.
후천성대사회적우울엔 시원한 동네 우물물 한 잔 하고
오흐브와 외치는 게 쵝오인데...
시엘06님의 댓글의 댓글

이 분이 누구실까? ^^
아마도 내가 아는 분임이 분명하지만 섣불리
말할 수 없으나, 그러나 분명 반갑고, 또 설래고,
그런 분임이 틀림없다.
오흐브와, 언제나 오흐브와!
쇄사님의 댓글

모처럼 오셨습니다.
'조회수 5건 정도는 저입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우는 아이는
'아직 잡고 있다'는 믿음으로 페달을 밟는다는데
시를 읽고
걍 꼴리는 대로 가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건
고꾸라질 것 같아 자꾸 뒤를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시엘06님의 댓글의 댓글

시로 가는 계단과 천국으로 가는 계단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지..
아마 둘 다이겠죠.
언제나 '잡고 있다'는 느낌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또한 언제나 연락할 수 있고 술 한잔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참 즐거운 일이지요. 다녀오신 뒤에 함 뵐게요. ^^
이장희님의 댓글

[이것은 가장 높은 음에서
가장 낮은 음으로 사라지는 일]
난 여기가 왠지 마음에 드네요.ㅎㅎ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항상 생각을 하게 되는 시
그래서 뇌가 긴장하게 됩니다.
이런 근사한 시를 감상하다 보면 하루가 즐거워 집니다.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시인님의 화려한 붓놀림을 보는 군요 .
잘 지내셨나요?
정말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시엘06 시인님.
시엘06님의 댓글의 댓글

이장희 시인님,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
어김없이 봄은 오고 또 꽃이 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미세먼지가 심하네요.
항상 좋은 말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화창한 봄꽃 만발하는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