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4> 고래심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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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심줄 /
썰매를 지치며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둘째 놈 군대 가듯이 겨울은 떠나고
어느새 또 월 말이다
빚쟁이는 태평양 깊은 곳에서
혹등고래와 힘줄 겨루느라 전화를 피하고
손바닥만 한 노가다 사무실은
욕지거리가 날아다닌다
진귀한 십장생이 마구 튀어나오더니
이내 시베리아 벌판이다
십팔 년째 변함없이
달 끝 하늘엔 시방, 새들이 날고
사무실 바닥엔 개와 닭 소 돼지
애꿎은 짐승의 새끼들이 우글거린다
누구나 마음속 바다에 고래 하나 산다
반듯하게 살려는 이들도 많으나
불알 두 쪽뿐이라도 꿈은 우주에 가닿아서
오죽하면 그러겠냐며 생떼다
적반하장엔 별수 없지
고래처럼 술을 마시고 속을 썩일 수밖에
이러다 돈은 못 벌고
십 원짜리보다 큰 사리만 남겠네
댓글목록
쇄사님의 댓글

고상한 척 시를 읽다가
전화통 붙잡고
이*구
내가 이러려고 ... 자괴감이 들 때면
손 뻗는 곳마다 온갖 짐생들 득시글거리지만
잡아도 정체를 도통 모르겠습니다,
사리분별 안 되는, 나라는 놈은
소낭그님의 댓글의 댓글

강릉에 가면 오죽헌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오죽헌이 오죽헌이 됐겠습니까만(키득키득)
이녀러 형용사 때문에 때론
타오르는 분노를 형용할 수가 없어요.
하도 고질이라 질할을 떨면 오죽하면 그러겠냐는데
킹세종님은 이 단어는 좀 만들지 마시지...
그럴 수도 있지 허허허 해야 시가 될 텐데
돈 밖에 모르는 속물 장사치가 뭔 시를 쓰겠습니까.
그래도 저는 매너 좋은 신사임당.
시엘06님의 댓글

고래심줄처럼 뚝심 있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
생의 한복판에서 소란을 비틀어 유머로, 아름다운 시어로 비트는 마음이야말로
고래심줄이지요. 저도 그 심줄 둘둘 감고 오늘 하루 버텨보겠습니다.
소낭그님의 댓글의 댓글

변덕이 죽 끓듯 하는 성격이라서요.
글쎄요, 소낭그로는 소낭그처럼 오래 가야하는데...
개똥 자작시가 마음에 안 들어 죽겠는데
욱하는 성격에 죄다 지우곤 해서 이젠 탈퇴의 방법을 씁니다.
탈퇴하면 글을 못 지우니까요.
마음에 안 들어도 고치지도 못하고 죽으나 사나 봐야합니다.ㅎㅎ
오흐브와^^
활연님의 댓글

엄청 심각한 게 시인 줄 알았는데
막판에 웃고 말았다. 웃긴다 증말~, 그게 카타르시스인지
페이소스인지 모르겠지만. 소스도 안 치고
담백한 맛, 흰눈썹(白眉) 같은.
사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인간이 좆같을 때가 참 많지요.
사려 깊지 못한 사람이 탐욕은 많다, 그게 정설 아닐까 싶습니다만.
시가 질박하다면, 삶에 정통하다는 얘기.
늘 타는 목마름으로, 그 목젖에 술 넘는 소리 같이
유쾌한 날 지으시길. 시가 이처럼 재밌다면
시와 노는 일도 즐겁고 쾌차한 일이겠습니다.
소낭그님의 댓글의 댓글

솔직히 말씀 드려서 가끔 등단이라는 몽상에 빠져서
히죽히죽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 글 저 글 다 보겠구나 싶은 생각이 퍼뜩 들어서
정신을 단디 차리곤 합니다.
어마무시한 분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그 무슨 가당찮은 꿈인지...
그래도 따뜻한 마음 주시니 열심히 오버를 해봐야겠습니다.
동피랑님의 댓글

소낭그님, 머리 아프시죠?
여기 사리돈!
소낭그님의 댓글의 댓글

ㅋㅋㅋ 그래도 저를 어여삐 봐주샤 도움주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런 고마운 분들의 응원으로 계속 일을 합니다.
세상 일이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