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7] 나무의 계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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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계절여행 / 테울
새봄에 비로소 부레를 부풀리고 지느러미를 달았다
여름날 비가 오자 푸른 비늘 옷 두껍게 껴입고
떼로 무리를 지은 한 몸처럼 물가로 나갔다
물론, 싱싱한 제 새끼들
잔뜩 품고
그럭저럭 한세월
가을이 되자 지나치는 바람이 유혹을 했다
나른해지는 몸뚱이에 붙은 제 새끼들은 잘 영글었으니 그만 떨구어버리고
맑은 하늘로 같이 떠나자며 어느새 날개를 달아주었다
날이 갈수록 갈기갈기 찢어지는 몸
더러는 새가 되어 날고
더러는 나뒹굴어지며
그럭저럭 한세월
피붙이들 훌훌 다 떠날 때쯤
앙상한 몸뚱이는 마침내
겨울을 맞았다
초라하게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심더~ 심더~ 좋심더~
"그럭저럭 한세월" 보내네요.
좋은 시간 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동시가 되겟다 싶어 책벌레님을 찾앗는데
깜빡하던 차
졸지에 어른 시처럼 쓰고 말앗네요
그래서 좋은감?
마로양님의 댓글

버려야 더 아름다운 내일이 있기에
나무는 계절마다 낮빛을 바꾸고 살아간다지요
찬겨울에 나신으로 서서 수많은 바람을 가르마타고 살다보면 연두빛 푸른날도 오겠지요
단풍나무 씨앗은 허공에 공중제비를 돌면서 멀리 멀리 가고
잎새는 발목을 따숨게 하는
나무의 여행을 읽고 갑니다. 김태운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어느 광고를 보다가 문득
나무를 품고 헤엄을 치고 날고...
그러다 결국 초라해진 심상입니다
감사합니다
쇄사님의 댓글

저 나목에 다시 다닥다닥 그늘이 붙고
그 그늘 속에 소리가 숨고
뙤약을 골라내다 깜빡
졸면 다시 나목...... 이것은 다만, 사람의 생각일 뿐
나무는 해마다
참 쓸쓸한 일을 치룬다 싶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나무가 그런 까닭은 아마도 해마다 새끼를 낳으려는 욕심 탓이 아닐까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