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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칼라피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5회 작성일 17-04-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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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노크의 계절,

비는 우리가 부재중일 때 무엇을 놓고 가는가

잘못 배송된 소포처럼 쌓여있는 물방울 상자들

누군가에게 돌려 주기만을 기다린다


소리만 들으면

비가 부재의 시간을 두들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스며든다고 해야 옳다

한 그루의 나무가 뿌리 내리는 것처럼

창문 속으로 누군가를 찾아 뻗는 손길

따라 가면 놀이터가 나온다

지금 여기 없는 수취인들 쪽으로

굴러가는 비는 안드러남표 동그란 모양이다

발신자 주소지 란을 숨기고 내린다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지층의 연대기 속으로 떨어져 밀봉되는 것도 있다


먼 나중의 일이지만

나는 손바닥으로 창문을 밀고 있으리라

여기 이쯤 당신의 등처럼 찾아내

떼를 미는 자세로

손가락 힘주어 밀면 나오는 둥근 골목길

그러나 기억의 뼈는 만질 수가 없다 아무도 없을 때면

수취인 불명의 소인처럼

손자국을 찍고 나는 돌아 가리라


오늘은 우편배달부의 오토바이 소리

구름 속에서 들리고 잘못 배송온 것처럼

아무도 물방울을 개봉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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