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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7회 작성일 17-03-17 09:34

본문

아모레

 

이영균

 

 

영혼이 너덜거린다는 말

어느 한 곳도 만만한 곳이 없어

예전의 나를 보는 듯해서 너덜거리는 시편들을 다시

마음 밭에 가지런히 펼쳐놓는다

 

다림질하는 심정이었지만 끝을 알 수 없어

어느새 심오한 미로에 갇힌다

 

잠시 눈을 들어 윤동주의 서시를 읽는다

첫 소절만으로도 미로의 끝 환하게 열려 달려가는 나

그러나 너무 어설퍼서

길섶의 시월 구절초만 같아 안쓰러운 시편들

풋풋하기가 말간 민얼굴이어서

불퉁거리는 마음 밭 애써 가라앉힌다.

 

턱 괸, 아직 들꽃만 같은 것들

가지런히 퇴고를 서둘러 묶음을 한다.

이메일에 실려 주인에게로 가는 글

갈기에서 제법 꽃 내가 날린다.

 

첫 시집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던 때가 눈에 선하다

어느 한구석도 화장 때가 묻지 않았던

뒤축이 시리도록 말간 마음 밭, 들꽃이었는데

“뻔뻔함도 용기다.”

부끄러움 애써 위로하던 숙맥

 

가슴이 푸른 초원 같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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