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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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고 가는 겨울도 아니지만
오라고 오는 봄도 아니다
봄은, 그렇다고
남의 손에 이끌려 오는 것도 아니다
해그림자 앙금앙금 즈려밟고
제 발로 사뿐사뿐 걸어오기도 한다
봄은 먼 곳으로부터 오는 것만도 아니다
봉긋 솟은 봄처녀 앞가슴으로부터
아장걸음으로 오기도 한다
봄녘의 파아란 보리순이
나날이 푸르러 지는 것은
저 혼자만의 의지만은 아니다
그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어준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봄은, 그렇게
기다려 주는 이에게 먼저 다가간다
그렇다고 무작정 다가서는 것만도 아니다
손끝의 작은 아픔이라도 묻어나야
비로소 그에 곁대어 스미는 듯 아닌 듯
그렇게 스며서 다가선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봄이지만 세월은 그대로,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닌 고여 있는 것,
그런데 인생이 변한다고~~
그렇게 속절없이 늙는다고 합니다.
고운 시에 공감하며 잠시 머뭅니다
평안을 빕니다.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또 찿아 주셨군요. 돌아보면 님의 말처럼 참으로 인생처럼 속절없는 것도 없다 할 터이지요. 하지만 속절없는 인생이야 말로 우리네 삶 그 자체이니 그 또한 거절 할 수 조차 없다 할 터이지요. 그 속에 묻혀 또 오늘 하루를 살아보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