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작대기도 서럽다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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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6, 작대기도 서럽다 /秋影塔
빈 지게를 받쳐 놓았는데도 작대기가
힘겨워 할 때, 그도 허리가 휘었는지 바람이
한 쪽으로 기운다
산은 말이 없고 자빠진 나무등걸들은 썩어
가고 있는데, 봄만 혼자서 흥타령이다
산더미처럼 쌓고도 끙, 한 번 땅의 배꼽에 힘을 주면
지게가 저절로 일어서던 때가 있었다는 걸
수십 년을 지게의 시녀로 살아온
작대기는 알고 있다
이제는 통나무 몇 개에도 힘이 부치는
작대기의 일생,
빋쳐 둔 땅이 일어서는지 지게가 벌렁
뒤로 자빠진다
다듬 더듬 길을 찾는 작대기, 봄에 취했는지
무게에 눌렸는지 땅이 휘청거린다
산꿩이 새끼들을 몰고가는 봄날 오후면
작대기가 앞서고 산덩어리 하나가 뒤따르며
잘도 산을 내려와 담박에 헛기침이 집 앞이던
때가 있었는데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ㅎㅎ, 그럴 때가 있었군요
산덩어리 통째로 짊어지고 단숨박에 내려오던 때...
몸뚱인 무겁지만 발걸음 가벼워지는 화창한 날이
곧 코앞이겠죠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누구라도 그런 과정 없이 말미에 도착
하지는 않았겠지요.
돈 병철씨도 늙어 타계했고 볼때기에
돈이 잔뜩 들어있는 그의 아들도 그러하고
또 그의 돈 많은 손자도 그러겠지요. ㅎㅎ
아방궁을 꿈꾸던 무죄, 무죄 외치는 여인들도 아마
그쯤은 각오했을 겁니다. ㅋ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모두가 축배를 들어야 할 새봄에
서러운 것도 많습니다.
죽어서 사라지는 것들,
새로운 기운으로 탄생하는 무리들,
인간이나 자연 모두 같은 맥락 속에
돌고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지게와 작대기 그 옛날 살았던
땀에 젖은 정겨움이 글 속에 묻어 납니다
건필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나이 드니 자꾸만 이런 글이 써지는 군요.
어쩔 수 없는 순리에 승복하는 마음의
준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게질은 딱 한 번 해 보았는데
작대기의 노고가 보통이 아니었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늙었지 작대기가 늙었으리요마는
작대기의 늙음에 비유를 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 되시기를 빕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기만 한 우리 시인님!
지게와 작대기 의 현재가 차와 차 바뀌가 되었는데...
다 그시절 가 버렸는데 이젠 옛 이야기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같지만
우리에겐 소중한 추억인걸 ......
그래도 그 시절이 있어서 올곧은 발명의 근거가 됐지 않았을까??!!
생각 해 봅니다
여러 각도에서 감상 하고 갑니다
건안 하시고 편한 쉼 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놓쳐버린 시절이 있어 작대기도 늙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나면 되돌아보는 건 인지상정, 힘 좋던
지게도 작대기도 이제는, 귀정에 들어
끙, 해 볼 힘마저 없을겁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책벌레09님의 댓글

깊은 시어에 깊이 머물다 갑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볕이 좋으니,
좀 더 넓게 앉았다 가시지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