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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 사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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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명주50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7회 작성일 17-03-11 16:11

본문

반가 사유상

               이 명 주

 

 

천 년 기다린 벙어리 신이

벽 속에서 걸어 나와

 

“면벽 수행은

무저갱으로 통하는 호사로운 터널이란다”

귀엣말로 속삭였다

 

숫자를 세는 식물도 있었다

사유는 발 없는 사물이 하는 것

사상의 차이가 현세를 매듭짓고

행동의 반경은 내세를 결정한다

 

발 달린 짐승은 무릇, 빌어먹을지언정

발품을 팔아야 하느니 발품 없는 수행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라,

세속은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궐 같은 기와집 들어앉아 번뇌 타령이라

 

뿌리 없는 인간이 뿌리를 내리려거든

그에 따르는 업이 있어야 하고

그 업보(業報)를 풀려면 그에 걸맞은 공덕(功德)을

행(行)!해야 하느니라

 

녹슨 쇳덩이에 경(經)을 읽어주던 신이

경(更)을 치며, 벽으로 다시 들어가자

온통 살찐 메기 눈을 하고 있다,,

이해가 가시지 않는 수줍음이

볼썽사납게 내면으로만 흘렀다

 

 

 

 

<위 최후에 성자와 함께 이번 15일에 발표될 국민일보 신춘문예

 신앙시 공모전에 반드시, 꼭 떨어질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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