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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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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칼라피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49회 작성일 17-02-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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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자석



1


피는 붉은 자석이다

이름으로부터

멀리 도망쳤으나

누구세요 묻는 순간 내 입에 다시 붙는다

나를 안다고 고개를 까닥이는 당신

혹시 이니셜이 N인가요

어디로 가지요 뻔한 질문을

S는 어떻게 말했을까

나의 역사가 시작되는 밤

여인숙 방이었다


서로를 잡아당기는 알몸이

궁합이 맞지 않아 서로를 밀어내는 사이가 되었다

지구 안에서 당신과 가까워질수록 나는 멀어졌다


2

서로를 잡아당기는 인력이 바다를 만들었다면

서울의 인력시장은

누구에게 밀려왔고 누구를 만나려는 몸짓일까

썰물과 밀물처럼 드나드는 하루살이 사람들의

출처가 나는 궁금하다

매일 새벽 지구의 자기장 속에서

서로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순번대로 모여있다


아무리 자극을 해도 발기가 되지 않는 나이 때

팔리지 않는 몸이 있다

이것을 척력이라고 하는데

내 몸이 누군가에게 이끌리지 않는다는 것은

백수요

스스로 삶을 밀어내고 있다

헛발을 뒤딜때까지

실직인 자들


3

80년대 레코드판처럼 소음 가득한 골목길에서

여인숙을 어떻게 찾지?

식을 올리고 싶은 당신

성기가 가리키는 쪽으로 걸어가라

가로수 나무에게

한 발작만 나와봐 물으니

나무는 금기인 듯 심어진 금 밖으로 나올 생각

하지 않고

지구의 자전대로 돈다

가을은 그리움이 극에 달한다

유기견들이 유독 많아지고

서로 접붙은 나뭇잎을 떼어내느라

청소부가 수고하는 계절이지


내 곁에 서있는 당신은 누구지

두 개의 가슴으로 만난 눈사람처럼

나를 만들어준 손을 숭배할지 말지를 생각하는 시간

첫날밤 당신이 왠지 낯설다

오만 원짜리 신부여


지금은 선택을 할 때

둘 중에 하나 서로를 밀어내거나 잡아당기거나

피를 전부 헌혈하지 않는 있는 이상

작별과 만남 속에서

사타구니 나침반이 가리키는 대로

당신을 만나 사정하는


그래 나는 막대자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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