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대 연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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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대* 연가 / 테울
한아름 달 키운 밤 그곳을 찾으면
느닷없는 눈물이 팽 돕디다
하얀 그리움 짊어진
늙은 팽나무들
밤새도록 방황하더군요
퐁낭 퐁낭* 매달리던
어설픈 생각으로
어쩌다 달 지운 밤 그곳을 찾으면
정처 없는 눈물만 그렁거립디다
푸른 그리움에 지친
하늘바라기들
시커멓게 헤매더군요
퐁당 퐁당 뛰어들던
철없는 생각으로
그날의 산통들 어느새
옛말 같은 은어들이 물고 갔더랍니다
이미 멀어진 바닷속이겠지요
빗돌로 비친 옛이야기들과 함께
은빛 아가미로 날름 삼켜버린
속 아린 편린이겠지요
언제부턴가 섬에 머무르며 건조해진 나의 내(川)가
울컥, 바다와 맞닥뜨리는
지금도 바람 부는 날이면
물비늘의 행간들 보름달 같은 파문으로 수시로 번집디다
그 그리움이 빗방울로 폭폭 떨어질 때쯤이면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제법 불거지더군요
우두커니 멈춘 물레방아가 덩달아
제 눈망울을 키웁디다만,
봄비 내리는 오늘따라 문득,
촉촉한 시어라도 한 점
건지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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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외도동에 위치한 하천
* 팽나무의 제주방언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하! 하!
오늘 왜 이렇게 마음을 흔드는 글을
올려 주십니까?
시가 한 차원 높기도 하지만, 마음을 천 길
깊이로 위 아래로 오르내리게 합니다.
바람 부는 날이면 제주에 파도가 칠 것이고,
빗방울 속에 그리움 같은 것이 묻어 내리는
이치는 당연한 자연과 사람 같은 맥락이겠지요
아무튼 좋은 시에 행복하게 머물다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에전엣것 마침 오늘 촉촉한 봄비에 다시 버무려봣습니다
어설픈 초고가 워낙 많은 지라...
감사합니다
callgogo님의 댓글

가슴 흔드는 아롱아롱 새 글에 아롱져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김태운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 봄비가 마침 제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만
세상은 아직도 암울합니다
모처럼 옛날이 그리운 오늘입니다
감사합니다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와
진짜 죽겠다
뭔지 모르겠는데
무엇이 내마음을 흔드는지요
글이 너무 멋져요
무엇이 있긴한데
잡히지는 않구요
감사해요 시인님아!!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봄비가 촉촉해서 내 마음도 따라 촉촉해지고 싶엇네요
어쩌다 물컹해버린 느낌입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푸념조의 그리움을 짊어지고
늙은 팽나무들 봄비 속을 걷고 걸어
오후쯤 완도에 도착하지 않을는지... ㅎㅎ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완도에 계시나 봅니다
그 푸념 완도로 부립니다
감사합니다
수련향기님의 댓글

건조해진 나의 내 가
울컥, 바다와 맞닥뜨리는 ....느낌입니다.
아름다운 감성에 젖어봅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괜스레 오버햇나봅니다
시작에 필히 조심해야할 사항이라는데
쓰잘데없이 잔뜩 젹셧나 봅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