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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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언저리에 머문,
오랜 기억의 혈통
아직도 눈초리에 떠도는,
그리운 시절의 푸르름
매일같이 볼 수 있었던
한 그루 나무포기, 혹은 낯익은 거리의 모습이
그토록 소중했던 것일까
이윽고, 엄숙하게 지어진 의사의 입에서
창백하게 흘러나오는 말
" 한번 괴사한 망막세포는
절대로 재생되지 않아요 "
언제나 그림자 지어,
나직이 갈앉는 절망 같은 것
이때껏 망막에
한번도 영원한 삼투(渗透)로의
빛나는 촛점이 맺힌 적은 없었으나,
이제사 내 안에 자리하는 상(像)은
뒤늦게 소망을 계획하누나
비로소 영혼을 건드리는
암흑의 잃어진 것들 곁에서
병들어 초라한 육신은 떨고 있어도,
눈 속에 끊어진 현(絃)은
한 음(音)으로 말하노니
도대체, 어떤 연주자가
긴장한 고요를 지나
저토록 요란하게
내 낡은 심장으로 파고 드는가
透明을 꿈꾸며 - Furuuchi Toko
그냥 보는 기능을 위한 거라면 하나만 있어도 될 것을
아니면, 그 기능이 너무 중요해서 한개가 잘못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그렇다면, 뇌와 심장을 비롯한 주요한 모든 신체 기관도 두개씩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여, 별별 오만가지 雜생각을 다 해보는데..
막상, 눈 한개 기능이 정지되고 보니
그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이 저절로
삶의 초점이 안 맞는다는 것처럼 살아가는 일에 있어 불편한 건 없다는
그리고 보니, 우리 몸에 있는 것치고
중요하지 않은 건 하나도 없단 생각 - 심지어, 쓸모없다 여겨졌던 맹장도 그렇고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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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중풍을 맞아 시력이 사망되었으면
지금 온몸에 악성 어혈이 너무 많이 박혀 있습니다.
선짓국에 들어간 선지 덩어리처럼 똘똘 뭉쳐지는 딱딱한
연필심보다 더 새까만 어혈입니다.
당기면 고무줄처럼, 실지렁이처럼 길게 늘어지는 끈적끈적한 어혈입니다.
이 어혈이 염증을 유발하므로 칼로 도려내는 듯한,
가만있어도 바늘 수백 개가 찔러대는 고통도 주고 있습니다.
사람을 휘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동성 장애를 가져와 거동을 몹시 불편하게 만듭니다.
80에서 약 100조 마리의 체세포에 피와 온도, 영양과 산소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므로 그렇습니다.
이 어혈로 인하여 눈 중풍을 맞아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어혈들이 모든 모세혈관에 떡이 되어 붙어있습니다.
핏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보나 안 보나 지금 머리에 악성 어혈이 굉장히 많이 박혀 있습니다.
또한 치통과 치주염, 잇몸병을 자주 발생케 하는 어혈이
어금니와 송곳니 주변과 하관혈(아구통)에 빼곡히 박혀 있습니다.
실명하지 않은 한쪽 눈의 시력을 주관하는 혈자리 주위에도 빼곡히 박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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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무誕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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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악성 어혈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게 되면
쌓이고 쌓여 몸의 각종 부위에 어혈은 자꾸만 더 늘어나며
중풍, 뇌졸중, 뇌출혈, 뇌종양, 치매, 알츠하이머, 간질을 유발합니다.
지금 시인님의 병명은 한 가지가 아님이 분명합니다.
진단상으로는 없다 해도 다른 여러 가지 합병증을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전조증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환자가 이것이 무슨 병의 전조증인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전조증이란 병의 본편이 발휘되기 전에 알리는 예고편입니다.
혹독한 치료와 환자의 끈질긴 투병 정신으로 예고편에서 잡아야 합니다.
본편에서는 잡을 수 없습니다.
본편에서는 사람이 죽을 수 있습니다.
본편에서 잡는 것을 가리켜 기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 예고편은 체세포들이 이러한 환경에서는 더는 못 살겠다는
/체세포들의 집단 쿠데타입니다./
몸의 주인에게 알리고자 신경을 한껏 자극해서 고통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살려달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입니다.
우리 몸의 체세포 하나 하나는 각각 독립된 영성靈性을 갖고 있습니다.
요기까지만......
갈 때 가더라도 아프게 가지 말자,
갈 때 잠자듯 가자.
건강 관리 잘하십시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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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선님의 댓글

가끔, 생경하니 안 아픈 날이 있는데..
이런 날은 어색할뿐더러 무지 불안합니다 - 원래, 안 하던 짓 하면 불안함
시쳇말로 평소에 안 하던 짓 하면, 아예 골로 간다는 말도 있던데..
그건 그렇고
아마도, 저는 아프지 않고 갈 일은 없을듯..(업장이 워낙 두텁기도 하지만)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
탄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