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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상 / 테울
1.
상을 차린다
차곡차곡
부처님 설법 같은 진설이다
지방은 조상의 초상
차례차례
허릴 굽히고,
철상을 하고 다시 차린 상
늙은 상 젊은 상 어린 상 밝은 상 어두운 상
이 상 저 상 면면 마주한 상
어쨌거나 빙 둘러앉은
밥상머리들, 어느덧
위아래가 무너져버린,
시끌벅적대던 시간은 도로 우두커니
텅 비워버린 공기 같은 허상이다
그들이 흘린 흔적대신 법석대는 벽면 화상으론
여전히 진상 같은 기왓장 진상만 떠오르고
결국 허울뿐인 몽상의 독거
당신의 신상이나 지켜줄까
다시 우두커니
독상
2.
아! 오만한 오만상의
포커페이스들
그나저나 어느새 심드렁해진 시상이다
열린 문 건너로 한 눈이 팔리는데
책상머리를 어지럽히는
이런저런 우여곡절의
종잇장 상들
이리저리 훑어봐도 이제는
어느 글줄 하나
쓰잘머리 없는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차례상 차리는 모습,
어느 집이나 그 순간만은 거슬러
오르듯 조상님들을 떠올리지요.
차례 후엔 음복주 한 잔으로 덮어버리거나
혹은 열어제끼는 세상사가 고개를
내미는데···
우리 집엔 다 모여야 열 다섯인데,
올 설에는 큰 손녀가 서귀포로 출가를 하여
다 모여야 열 넷뿐인 설이 되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대가족이군요 든든하시겠습니다
조상님들 잔뜩 흠향하시게 하시고
음복 잘 하셨겠지요. ㅎㅎ
지금쯤은 한결 시원섭섭하시겠습니다
다시 평소로 추스르시고요
감사합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시인님, 새해 복 많이받으십시요
인사가 늦었네요
수많은 상들도 결국 밥상을 위한 상 아니겠는지요
늘 과녁같은 시로 마음 잡아주는 언제나 배웁니다
건안건필하시길요
callgogo님의 댓글

몇 일 뜸 했는데, 왕성한 밥상을 차리셨군요
이상 저상해도 밥상이 최고지요
설명절도 지났으니 올 한해 복운이 가득하시고, 가내가 두루 평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책벌레09님의 댓글

잡상처럼 머물다 갑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김태운.님의 댓글

고나plm님, callgogo님, 책벌레09님
합동으로 새배 올립니다
요즘 유행이더군요
그나마라도 꾸벅거렸으면 덜 욕먹겟지만
날이 갈수록 등한시해버리는...
못된 제 초상입니다
글쎄요, 나중 절 한 번이나
받을까말까한...
감사합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잔상이 깊고 우거져 그 아래서 쉬다 갑니다
부리나케 달아나는 세상 한가운데로
두레박을 던져
신선한 발상 많이 퍼올리는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