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은 옷이 아니다 > 창작시

신발은 옷이 아니다

그의 속은 늘 발을 품고 살고 있었다

서로 사랑으로 일평생을 같이 하고자 하는 마음은 더욱더 지니지 못했다

나이키 아디다스의 상표로 포장되었을 뿐

발이 빠져나가고 나면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의존적인 존재가

계속 그의 영혼을 노예근성으로 부림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잘 접착된 고무와 섬유의 만남 중간을 신어봐도

그의 바닥과 바닥 위를 지그시 눌러봐도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로 부둥켜 않고 정을 나누어 봐도

느껴지는 것 발과 신발 사이는 허탈한 사이즈의 만남일 뿐

살아생전 반평생을 발에게 고스란히 헌납하고도

날마다 어디론가 훨훨 걸어가고 싶어 하는 갈망에 휩싸이는 건

서로 필요함의 시장기를 보충시키기 위함일 뿐

서로 움직일 수 있도록 옷을 벗어난 제 3의 독립체였을 뿐

그의 몸 바닥은 맥없이 깎여 나가고

발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보행을 위한 단순한 용도가 아닌 잠시 스쳐 지나가는

쉼터 같은 관계로 일정한 시간을 서로에게 허락하였기에

서로의 냄새를 감추는 허무로

꽁꽁 감싸는

미치도록 떨어지기 싫은,

당신을 어디에까지 데려다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