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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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초롱 달초롱한
시리디 시린 은하의 새벽.
어둠에 겨운 오대산은
새벽 행랑에 지친
정월 초하루의 내 눈곱을 훔치우고
적막에 지친 상원사 범종은
애꿎은 목탁만 쥐어짠다.
한 뼘의 무게로 오그라든 내 육신은
영혼 없는 영혼 곁에 슬며시 누워
추위에 떨고 있는 여명사이로
가르릉 가르릉
맥박없는 숨을 고르며
바시시 온기없는 손을 내민다.
그 틈새 어디선가
희빗희빗 다가드는 소리
애긋듯 뉘웃듯 기어드는 소리
은하의 소리, 천년의 소리...
뉘 있어, 다시 이름하랴!
새벽 범종의 파동 없는 소리의 소리를...
뉘 있어, 다시 새기랴!
가슴에 내려 앉은 목탁의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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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소리는 늘 우리 곁에 있을지언데, 유독 정월 초하루에 그 소리의 울림이 더한 이유는 무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