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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7)플라타너스 잎의 지문을 읽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50회 작성일 17-01-07 09:06

본문

플라타너스 잎의 지문을 읽다

아무르박

산을 내려온 고라니가 멧돼지를 보고 놀라

마당으로 안방으로 뛰어들었다는 말이지

어디로 튈지 몰라 놀란 시선은 쿵 쿵 쿵

벽을 두드리고 있었지

북향으로 난 창은

한 달음에 넘기에는 너무 높아

등을 보이고 돌아선 고라니

그 집 안방 문 앞에 툇마루가 있었다지

더케더케 앉은 먼지 위로

오후의 햇살은 마루를 쓸고 있었지

화급을 알리는 발자국을 따라가는 시선

주인 없는 빈 집에 담을 넘겨보는 플라타너스

잎을 떨구고 늙고 있었지

한 무리의 낙엽들이 바람에 쓸리고

열쇠를 채우지 못한 부엌의 문짝이 삐거덕삐거덕

안 주인을 부르고 있었지

겨울날

한 음절마다 붉은 피를 토하고 있는 동백꽃

뚝뚝 떨어져

플라타너스 잎의 배경으로 와 붉게 붉게 피어 있었지

고라니가 돌아간 마당에

사람이 자리를 비운 그 곳

달빛이 출렁이다가

도란도란 돌아가는 바람

빛바랜 늙은 독은

된장찌개를 끓이고 있었지

플라타너스 잎의 지문이 말라가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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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1-07 09:08

잘 감상했습니다.
"한 음절마다 붉은 피를 토하고 있는"
언어의 시입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잘 감상했습니다. "한 음절마다 붉은 피를 토하고 있는" 언어의 시입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callgogo님의 댓글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1-07 09:09

잔잔한 편백향에 머물다 갑니다.
멋진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잔잔한 편백향에 머물다 갑니다. 멋진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아무르박님의 댓글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1-09 10:01

두 분 시인님
올해도 문운이 깃드시기를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

두 분 시인님 올해도 문운이 깃드시기를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