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의 밤에 > 창작시

행성의 밤에

우리는 저것을 밤의 눈이라고 말했지 아마 지구에서 달 꽃이라는 말에서 유래 되었다고 하던데,

전자 멀티미디에 기록된 전자동화기에는 두 귀가 커다란 토끼가 절구통이라는 것에 방아를 찌어 떡을 만들어 착한 사람에게 주었다고 하던데

나는 아마 이 시대에 맞지 않은 사람인가봐

감상적이고 낭만을 좋아하고

지금은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철학을 좋아하고

나는 왕따 행성인

요즘 나와 같은 나이 또래에는 다른 별을 정복하는 것이 제일 큰 미담이요 이시대의 최고 관심거리고 다른 행성 생물체를 몇 마리나 죽였다는 것이 자랑거리가 되는 지금

창고 깊숙이 보물처럼 감추어 져 있는 시집을 보면서 훌쩍이고 있는데

나는 지금의 행성에서 탈출하고 싶어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으로

그곳에는 날 왕따라고 놀리지 않겠지

난 아직 미성년자

내일 아침이면 공학집합소 소년반으로 등교해야하지

난 시대에 덜 떨어진 문학 지망생

오늘도 이렇게 적어본다 나만의 일기장에

오늘 밤은 유난히도 별이 많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