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묘지 앞 가이스카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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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1,041회 작성일 17-08-18 14:42본문
공동묘지 앞 가이스카향나무
이른 아침 걸쭉한 공기를 마시며 좁다란 산길을 걷는다.
길 한편에 외섧게 서 있는 가이스카향나무
그 특이한 모습에 시선이 멈추고 마음이 눈을 떴다고 해야하나
미끈한 허벅지 드러내고 서 있는 은행나무 곁
갈래갈래 살을 찢은 통증에 함초롬히 고개 숙인 나무
어쩌면 나의 시선이 닿는 것조차 아플 것 같은
독새보다 더 푸른 날
공동묘지 앞에 외로움으로 서 있는 가이스카향나무 너의 내면을 깊은 울림으로 읽었다.
괴괴하고 쑤석한 곳에 스스로 살을 찢어
꾸덕하고 음습한 공동묘지에 향을 피우는 모습
저 지독한 희생을 읽다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쓸쓸함이 배인 곳 적막 한 채 짖고 사는 나무
하루하루 피나도록 살았기에 나뭇잎마다 직선을 무너뜨리고
입 맥마다 소름 돋은 까슬한 이파리
나무가 나무 되기를 포기한다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치열한 삶보다 희생이 생의 중심부로 들어간 것이리라.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쓸쓸함이 배인 곳 적막 한 채 짖고 사는 나무///
그 가이스카 향나무는
마치 김인수 시인님 전생의 초상인 듯
늘 칭송이 자자하시더니
오늘은 퍽 가엽게 읽으십니다
그 생의 중심부를 읽어내시는
깊은 시선입니다
감사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말씀 다하십니다.
가을쯤 그 공동묘지 뒷편 산을 오르면 산국이 많이 피어 감국차 만들려고 탐나는 곳입니다.
공동묘지 앞에서
음습한 그 허공을 향기롭게 하는 향나무를 바라보면서
나를 송곳날로 찔러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이스카향나무의 향을
멀리서나마 시인님 덕분에
느낍니다
지루한 여름도 이제 막을
내리려나 봅니다
한 그루의 나무를 바라보시는
시인님의 애잔함
나무의 향보다 깊은 시선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날입니다
다가올 가을
시인님의 깊은 시선 속에 피어 날
좋은 글 큰 기대감으로 기다립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김인수 시인님^^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뉘 시인님께서 그 가이스카향나무를 읽었더라면
더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테지요
여름의 끝물입니다. 그렇게 독새보다 푸르던 날들도 어느날 만추가 탈곡을 해 올테지요
어쩌면 우리의 여백도 가슴으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계산대가 좀 난해 하더라도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향나무처럼 치열하게 삶을 사는 나무도
없나 봅니다. 더구나 공동묘지 앞에서
향을 보시한다면 그 삶 얼마나 쓰리고
아플지...
우리집에도 30년생 향나무가 있는데
그 키가 딱 1m입니다. 옆으로 퍼지는 품이
흡족한 삶은 포기한 듯합니다.
옆에만 가도 향내가 진동합니다.
서로 닮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가는 사람에게
향내를 보시하는... ㅎㅎ 감사합니다.
김인수 시인님! *^^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무 하나도 그렇게 세상을 향해 자신을 내어 놓는데
풀꽃 하나도 향기와 꿀과 꽃가루를 세상에 내어 놓고 자신은 정작 아무것도 갖지 않은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른 생각을 다듬어 보았습니다
새벽으로 찬 바람이 들어와
격세지감을 느낌니다 아마도 가을이 문밖에 기다리고 있나봅니다
이가을에는 가을시에 흠퍽 젖어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추영탑 시인님
전영란님의 댓글
전영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의 눈을 뜨고 가이스카 향나무를 만나셨군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시인님.ㅎ
김 인수님의 댓글의 댓글
김 인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권사님 뵌지도 오래되었습니다
잘 계시지요
그전보다 시가 진보된 부분에서 참 기뻤습니다
늘 시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펼처 나가십시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