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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자취 - 박세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아람치몽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4회 작성일 17-08-19 22:50

본문

할아버지의 자취

                       

                              -박세현

 

 

뒷짐진 그림자 없이

땅바닥에 내리박히는 소낙비마냥

우린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생애 처음 입은 검은 위아래와

평소보다 더 힘주어 묵주를 주먹 쥐었고

어색하고 몽롱한 정신으로 바라본

창문 속이 아닌 액자 속 할아버지의 개구진 미소에

하얀 바탕이 아닌 집 마당을 배경으로 한 그 미소에

우리의 아랫입술이 앵두처럼 붉어 왔다.

길 건너 사진관에 갈 새 없이 할아버지는 두 눈을 감으셨다. 



힘겨웠던 첫 하룻밤 하늘빛 라일락 향 내려오는 듯하고

꽃의 색도 향기도 고웁다며 좋아하셨던 그 말이 떠올라

모든 자취 속에 당신의 미소는 오버랩되었고

거울 속 나와 눈 마주침과 동시에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물방울들이 후두두 떠내려간다.

우리는 할아버지의 가장 진득한 자취였다.



둘째 날은 우리의 속을 더 개워내었다.

딱딱하고 차가워진 손과의 마지막 악수 ... 그리고

엇나가버린 할아버지의 혈액들 한 방울 하나하나 원망하며

두 손을 꼭 쥔 체 무릎을 땅에 박았다.

자그마한 묵주반지 손에 박혀라 꼭 쥔 체로..



마지막 날, 마지막 말. 나의 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

저 끝까지 펼쳐진 합죽선과 같이 사뿐히 올라가셔서

우리에게 먼저 하늘에게 입 맞추는 법 가르쳐주셨다.

그리고 소낙비로 지상에 마지막 눈물을 흘려주셨다.

제가 절 생애 처음 마주할 날, 제 육신에 마지막 첫 키스를 한 뒤

하늘에 할아버지께서 남기신 마지막 자취에 입 맞추겠습니다.

우리는 길게 내리는 빗물에 더욱 적셔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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