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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밥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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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91회 작성일 17-08-20 00:20

본문

고장난 밥솥



기능이 다양한 전기밥솥이 있는데요
아침시간에 취사 예약하면
주인보다 먼저 일어나 아침밥을 해놓는데요
기계치 주인이 시간을 잘못 맞춰
별들도 잠드는 시간
'취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정적을 깨고 밥을 해요
음성소리를 해제 했는데
'취사를 완료했습니다'
주인보다 더 큰 소리로 적막을 흔들어요
촛점 잃은 눈빛, 무표정한 얼굴로
하루를 뜸 들이는 큰엄마처럼
기억의 회로가 엉킨 전기밥솥
늦은 밤 지은 밥이지만
큰엄마 가마솥에 지은 밥처럼 구수해요
세월이란 버튼으로 선명했던 그 시절 맞추면
불 꺼진 외등 아래 서성이는
잃어버린 기억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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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마전 저도 고장난 밭솥을 들고
마누라 어명에 A/S센타를 다녀왔습니다.

기능이 그렇게 다양하지는 않지만
수리해 왔더니 밥맛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잠을 깨우는 밥솥과 사연이 재미 납니다.
어쩌면 기능을 회복해 달라는 항의성 시위이었을지도
비가 내리는 날 무엇보다 건안 하심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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