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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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후裵月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832회 작성일 15-07-13 00:43본문
들었다놨다 하는 사이
밥수저에 집중하느라
하는 일도 없이 아랫배가 헐렁하다
아침부터 울창한 시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서
째까닥 돌아서면, 그 놈의 밥수저 하나로
수십 번 들었다놨다를 들었다놨다 결국
"당신은 파릇파릇 싱싱하군요."
한움큼 자연에서 따온 꽃잎을 흩뿌렸다
시침과 분침을 뚝 따서
우거지처럼 국물에 말아 후루룩 삼켰다
먹는 것보다 설거지가 더 많이 생기는
정작 살덩이라곤 몇 점 없는 어거지 국물인데
그래도 그러려니(齒)에 가면 따뜻한 정이 낀다
한쪽 모서리를 둥글게 돌리면 배멀미처럼 뒤흔들리던 언어는
어디서나 쉽게 곡용되고 쉽게 굴절된다
늘 허물어지면서 허물어진 곳을 다시 들었다놨다
한 생애를 욱여 넣으며 걸어온 내 한 세월도
밥수저 한 번 들었다놨다했을 뿐인데
어느새 창에 노을이 진다
누가 노을에 집중해서는 저 무거운 햇덩이를 들었다놨다하는지
여지없이 해가 무덤을 그리며 산능선을 빠져나간다
댓글목록
시꾼♪님의 댓글
시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헉 천둥소리 ~여운이 깁니다 천둥소리가 이리 여운 긴 것은 처음입니다 ㅎ 시후님
한 주 환하게 시작하십시오!
시쓰는농부님의 댓글
시쓰는농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그래요, 삶이란 들었다 놨다 몇 번 하면 가는 거드군요. 은유와 해학의 정수를 맛보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鵲巢님의 댓글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말 잘 보내셨습니까? 시후 선생님
하루를 낚으며 갑니다.
시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고요.
은영숙님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후裵月先님
이곳은 비가 별로 많이 오지를 안아서
해갈도 시원치 안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천둥 소리도 없었습니다 다행이 걍 조용히 내렸어요
시인님 천둥 소리에 그래도 허둥지둥 비가 제대로 온다는 놨다 들었다
해갈이 될텐데 ......합니다
시인님의 고운 시를 질 감상 하고 갑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되시옵소서
시후裵月先님의 댓글
시후裵月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꾼 시인님
시쓰는농부 시인님
은영숙 시인님
귀한 걸음 주셔서 반갑습니다
어젠 바람불어 시원하다했습니다 오늘은 다시 덥네요
좋은 날들 션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