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의 병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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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의 병원생활
불시에 찾아온 사신死神의 방문
쥐어짜는 듯한 통증에 가슴을 움켜쥐고
혼신의 힘으로 부른 119
도착과 이동의 그 짧은 시간은 길기만 했다
드디어 도착한 종합병원 응급실
막힌 혈관을 뚫고 스텐트라는 그물망을 장착하는 그 시간에도
저승사자의 모습이 어른거렸던 건
삶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게 아니었을까
병원에 도착하기 전 30퍼센트가 사망한다는 심근경색
그 무서운 터널을 지나 안도의 숨을 쉰 게 나흘 전이었다
당일에는 그저 당연하기만 했던 여러 개의 줄
그 중에는 오줌줄이라는 낯선 호스도 있었다는 사실
수시로 퍼가는 피와 수시로 하는 검사와 검사
그 많은 검사에 공손하게 응하며 사흘째 되던 날
담당 주치의가 건넨 농담 이제 슬슬 지루하시죠?
그 농담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퇴원
평생 처음 겪는 간병에 묵묵히 수발을 든 아내
밤마다 그 좁은 매트에서 웅크리고 자는 모습을 보며 나는 혼자 울었다
남남으로 만나 그 먼 길을 함께 걸어온 사람
젊은 시절 그렸던 그 먼 훗날의 그대가 바로 당신이었음을,
당연하지 않은 인생사를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던 세월이지만
남은 시간 더 열심히 살고 더 열심히 사랑해야 할 대상이 바로
당신임을 각인시켜 준 며칠이었다
아직은 더 살아야 되겠다는 염원과 함께 감사해야 할 대상이 늘었다
다급한 호출에 응하여 나를 이송해준 119 대원들
급보에 허겁지겁 달려온 자식들과 지인들
아내가 몸담은 교회 목사는 기도까지 해주고 돌아갔다
나를 살려 준 병원 주치의와 간호사, 병원 관계자들에게 감사하고
끼니 때마다 밥을 날라준 여성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어쩌면 다시 태어난 목숨, 남은 생을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 되겠다는 각오와 함께
멀지 않아 피어날 푸른 생명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되살아 난 심장이 힘찬 박동으로 응원하는 것만 같다
댓글목록
안산님의 댓글

싯적 표현을 자제하고 사실 그대로 기술하였습니다.
너무나도 끔찍한 경험이었습니다.
평소 건강을 자신하며 살았던 오만한 태도에 대한
강한 경고였다는 생각이 들어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사는 데
귀감이 될 수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창작방 시인님들께서도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심근경색으로 몇년전에 스텐츠를 끼웠드랬지요.
가슴을 찢어내는 통증이 이루말할 수 없지요.
큰 고비를 넘기셨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창창 하실겁니다,
힘 내시고 화이팅 입니다.
강건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안산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님도 경험하셨군요.
두 번 다시 경험하고싶지 않은 아픈 경험이었습니다.
최현덕 시인님 늘 건겅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참만 다행입니다.
건강이 최고 입니다.
무조건 건강 하시길 빕니다.
늘 건필하소서, 안산 시인님.
내가보낸 쪽지확인 좀 해주세요.
안산님의 댓글의 댓글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습내다.
이장희 시인님 건강은 어떠신지요.
어머니께서도 안녕하시겠지요.
뭐니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길다면 긴 글인데 짧게 읽혀졌습니다.
평상시 건강하다고 생각하던 몸에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의 급박함이
믇어니는 글 감상케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쾌차하시고 건안하시길....
안산님의 댓글의 댓글

평소 건강하다는 자만에 빠저 살았던 날들이 부끄럽습니다.
나이 들어 건강을 자랑하는 것처럼 무모한 짓이 또 있을까요.
퇴원한지 한 주가 되는 데도 그날의 끔찍한 기억에 치를 떱니다.
그대로조아 시인님 방묺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