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복숭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나처럼 성질머리 만만치 않아
우리 집에 키우는 진돗개도 이빨부터 들이대는 못된 성깔 때문에
한 줄 밖을 벗어나질 못했다
술만 마시면 지 애비를 닮아 개 같은 성질 나온다며
걱정을 태산같이 쌓아놓고 평생을 깎아드시던 어머니다
상서롭지 못한 개 자가 앞에 붙은 저 복숭아 이름을 바꾸면 안 되나?
꽃복숭아 라던가 강아지복숭아 라든가
쟤 도 저걸 열매라고 달고 있는 것을 보면
지 애미 애비를 원망하며 자기 속을 박박 긁어 못된 소갈딱지를 드러냈겠지
그 넓은 과수원땅 제 몸 하나 의탁할 곳이 없어
외톨이 자연인처럼 홀로 산기슭에 눌러앉아
명퇴 후 할일없이 뒷방 늙은이로 물러나 앉은 나처럼
나이테만 한 줄 두줄 늘려만 가고 있다
진골복숭아처럼 단맛이 절정에 치달아
생산지 딱지를 홍조 띤 얼굴에 훈장처럼 떡 하니 붙이고
비싼 값에 팔리는 명품 복숭아를 보고 있자면
침 고이는 신맛과 까끌거리는 털맛과 영 션찮은 개부랄만 한 알맹이
산속에 홀로 있다고 거저 먹기에는 액면가 그대로 치자면
한때 상종가를 쳤던 나 나 지금의 너 나
영 아니올시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오늘도 까끌거리는 하루를 얼마나 삼켰던지
지는 해도 목젖이 부풀어올라
서쪽하늘로 벌건 침을 뚝뚝 흘립니다
시인님,
오늘 하루도 잘 지내셨는지요?
남은 시간도 편안하시길 빕니다. ^^;
페트김님의 댓글

지는 지독한 월요병 증세가 있어
월요일 오후면 한 놈을 기어코
불러내 한 잔 한답니다.
기분좋게 귀가 중입니다.
건강한 나날이길 기원합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그래도 콩트시인님처럼
현장에 있을때가 좋습니다 ㅎ
회사를 운영하다 몸 때문에 뒤로 물러나 앉아보니
사는게 사는것이 아닙니다 들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
다섯별님의 댓글

ㅎㅎ 월요병이 있다는것은 아직 현역이신가봐요
요즘 페트김 시인님 詩가 눈에 안띄여 이민이라도 가셨나 했습니다 ㅎ
시간내시어
좋은 시를 좀 많이 올려주십시요
들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