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 창작시의 향기

斷想

맞을 준비없이 어김없는 봄은 또 왔다
산내들 골골 물이 오르건만 이내 맘은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심란한
그 분 심정처럼 폐가를 들이고 준비만
번잡한 그대로다. 어매 죽고 똥줄나게
일에 치여 뒹굴고, 귀가 순해지긴 할까

윤이월 든 춘삼월 저만치 저 멀리이고
내 마음 아직 추스리지 못한 엄동이듯
일요일 오전 비 내리고 오후 해 내비친
아파트 창가 아래 섣부른 목련 꽃망울
낼 아침 영하라는데, 밤새 낙화 당하리
세월에 속는 건 허나, 너만은 아닐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