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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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증
눈 감으면 내 망막 속으로 수천수만 마리의 나방들이 퍼드덕거린다 그날밤 눈의 언덕에서 만났던 그녀가 설피도 없이 천공을 걸으며 내게로 왔다 저 끝없이 날 부르는 북극여우의 울음소리 주검을 손짓하는 깃발처럼 펄럭거리는 눈발 속이었다 피아졸라의 망각처럼 안개가 사라질 무렵 그녀는 폭풍처럼 날아와 뜨겁게 날 안아주었다 그녀의 이름은 유키라고 했다 내게 새하얀 이 드러내며 수줍게 고백하듯 그녀의 새하얀 눈동자가 천공으로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녀가 날개옷도 없이 천공의 城으로 둥둥 떠 다니고 있었다 누군가 쏘아 올린 공포에 맞춰 눈꽃을 삼킨 나방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날아올랐다 눈 시린 자리마다 손끝이 갈라지고 핏물이 배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공휴일 되니 콩트시인님 시를 접합니다. 바쁘신대도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ㅎ
내 눈에는 나방이아니고 하루살이들이 날아다녀 병원에 갔더니 비문증이라고 하길래
하루살이랑 내 눈이랑 동거하기로 했습니다 ㅋㅋ
난 잘쓰지도 못하는 글이 정체성을 읽고 왔다리갔다리 정신이 없습니다
젊었을때 읽었던 한국문학 단편집 , 김동인의 감자. 배따라기.벙어리삼룡이등등
너무 거기에 심취를 하여 아직도 못벋어나고 있으니 ㅎㅎ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콩트님의 댓글

시인님의 글을 통해
제가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치료 잘 받으시고요
속히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한 주, 활기차게 여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