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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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리 말귀를 못 알아먹나 말의 귀 말고 말귀
노새나 고집 센 당나귀의 만병초 이파리 닮은 말귀 말고
와호장룡의 주윤발처럼 공중을 마구 날아다니는 그런 말귀
우리 집 개는 믹스도 아닌 것이 한쪽 귀는 빼꼼 서있고 한쪽귀는축 늘어져 덮혀 있는데
그래서인지 우리 개인데도 반은 남의 개인 것처럼
딸 말만 듣고 나머지 식구들의 말은 고개를 외로 꼬고 뻘짓만 하는데 요런 싸가지 하고는
열린 귀로 반만 알아듣겠다는 것인데
오호라! 이제야 알겠네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는 것은
아파치족이 재갈을 물려 그랜드캐니언 계곡을 내달리던 얼룩무늬 제브라종처럼
양쪽 귀를 쫑긋 다 열어 허공에 떠도는 말대가리 말고 말머리를 수집하는 것
말에는 제 주인을 찾아가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
내 것인 말들만 걸러내어 잘 말려진 달팽이관으로 전송하는 것
커피 한 잔이 궁해져 기척을 내면
두 귀를 곧추세우고도 말귀가 어두운 척하는
오랜 살붙이로 살다 보니 귀차니즘으로 양쪽 귀가 먹먹한 척하는
밀당의 고수인 그녀의 말귀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일필휘지,
술술 풀리는 시인님의 시어처럼
저도 술술 풀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말귀가 터졌어야 하는데
어느 댁 강아지의 말귀와 닮아서인지
사는 게 고달픈지도 모르겠습니다만,ㅎ
올려주신 시,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은 좀 바람이 찬기가 가신 듯하기도 하고요
이런 환절기엔 감기 조심하셔야 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다섯별 시인님.
^^,
다섯별님의 댓글

바쁘신 중에도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 시인님
사는것이 뻑뻑해서 다들 힘들지요
그래도 콩트 시인님 옆에는 詩 라는 벗이 있으니
홀쭉한 배에다 힘한번 불끈 주시고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