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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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 세 들어 살고 있네
요즘처럼 위 아랫집 풍경이 살벌해지는 세상
친근하게도 밥도 같이 나누고
엉덩이 까서 똥도 같이 누고
부랄도 다 까발리고 함께 목욕도 한다네
나 과음하여 꺽꺽거리던 밤
속까지 게워주며 내 육신 편안케하여 주지 않았는가
내 감기몸살로 오살지게 군드러지던 날
처진 몸을 추슬러 일으켜주지 않았겠나
곡절 많은 삶이 궁핍하여 아내에게 깽판을 놓을 적에도
울먹하는 아내를 나 대신하여 한송이 장미로 달래주지 않았겠나
구십 넘으신 엄니 돌아가신 적에
고아가 된듯한 나는 엎어져 통곡을 하였건마는
자네는 호상일세, 호상일세 , 야로까지 놓지 않았겠나
요즈음 내가 나를 무시로 자꾸 멀리 하려는 느낌이 드네
헤어질 시간이 점점 가까워짐을 알수 있네
나! 머지않은 시간에 쪽빛 하늘로 서녁 별을 쫓아 이사 가는 날
그대 믿고 담보로 맡겨 놓았던
내 거칠었던 숨결과
비정상적으로 뛰었던 맥박과
뿌옇게 백내장 서린 동공을 걷어갈 것이니
그대는 나를 아끼는 심정으로
거리낌 없이 바로 내어 주시게나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이른 아침
일출 같은 절창을 읽습니다
그리고
지난겨울에 죽은 이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새봄이 왔습니다
다섯별 시인님,
즐거운 토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오늘도 당직이라
출근 준비하러 갑니다
^^,
다섯별님의 댓글

아이구 콩트 시인님 이른아침부터
들려주셨습니다 하필 오늘 주말인데
당직이시군요 ㅎ 입춘이기는 하지만 아직 춥습니다
고생좀 하세요 꾸벅!
레르님의 댓글

나는 詩에게 세 들어 살고 있네
같이 있고, 위로해 주고, 대신해 주고..
다섯별님 그 임대인 연락처 좀~~
저도 두~~어달 신세좀 질까하여...ㅎㅎ...
세들어 사는곳이
시든 삶이든 자신이든
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건필하세요~~
다섯별님의 댓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레르시인님
詩에게 세들어 사시다가 전세금 안빼주면
평생을 시만 쓰셔할겁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