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날 때마다 애타게 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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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애타게 울었지
정민기
태어나면서 아버지를 여의고
이제껏 얼굴도 모르기에
서녘의 황혼을 우러러보며
생각날 때마다 애타게 울었지
석산꽃처럼 단풍처럼 물들던 시절
새 한 마리 날아들어 둥지를 튼
노을이 박쥐처럼 거꾸로 달려 있네
깨진 백 년 항아리 같은 낮달
마차 같은 바람 불어 달려 나가고
어둠이 사무치게 깊고도 깊은
사경(四更)을 헤매는 바람 소리
별식으로 먹었던 아버지의 그리움
천장에 야광별처럼 붙여 놓았지
가을밤마다 잠 못 이루도록
환하게 켜 놓은 귀뚜라미 울음
달에서 빛을 길어다가 마셨지
눈을 뜨면 싱싱한 채소 같은 아침
여리디여린 추억을 낚아 올려
투명한 눈물에 찍어 먹었던 나날
고향의 향수에 젖어 우는 밤이
날이면 날마다 깊어져만 갔었지
봄에는 꽃들의 숨결이 포근했지만
아지랑이 아른아른 못 견딜 만큼
오래된 책처럼 낡고 낡아갔던 마음
정민기
태어나면서 아버지를 여의고
이제껏 얼굴도 모르기에
서녘의 황혼을 우러러보며
생각날 때마다 애타게 울었지
석산꽃처럼 단풍처럼 물들던 시절
새 한 마리 날아들어 둥지를 튼
노을이 박쥐처럼 거꾸로 달려 있네
깨진 백 년 항아리 같은 낮달
마차 같은 바람 불어 달려 나가고
어둠이 사무치게 깊고도 깊은
사경(四更)을 헤매는 바람 소리
별식으로 먹었던 아버지의 그리움
천장에 야광별처럼 붙여 놓았지
가을밤마다 잠 못 이루도록
환하게 켜 놓은 귀뚜라미 울음
달에서 빛을 길어다가 마셨지
눈을 뜨면 싱싱한 채소 같은 아침
여리디여린 추억을 낚아 올려
투명한 눈물에 찍어 먹었던 나날
고향의 향수에 젖어 우는 밤이
날이면 날마다 깊어져만 갔었지
봄에는 꽃들의 숨결이 포근했지만
아지랑이 아른아른 못 견딜 만큼
오래된 책처럼 낡고 낡아갔던 마음
댓글목록
힐링링님의 댓글

아픈 시련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닌
오늘을 있게 하는 시인님의
자화상이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아버지는
하늘에서 시인님의 모습을 지켜보실 것입니다.
정민기 시인님!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