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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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자국 / 최 현 덕
누선(淚腺)자국으로 얼룩진
한 걸레 신발, 아내는
반점처럼 자리 잡은 거뭇한 때를
깔끔하게 손빨래 중이다
구겨진 마음(身)만큼
선명한 누선(淚腺)자국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한 망울 두 망울이 떨어져 질감을 터치한
눈물자국, 마음을 긁혔던 만큼 누렇다
벌건 대낮에 마른번개 치듯 내가
말기암 진단 받은 날 세탁기는 멈췄다
순백의 시간은 캄캄하여
눈이 덮인 세상이 이렇듯 고요할까
백방으로 뛰어다닌 한 걸레 신발,
때에 잔뜩 절은 신(身)을
모양도 색깔도 없이 구겨진 신(身)을
끈을 풀어 세제알갱이를 풀어
깨끗하게 손빨래하는 아내의 뒷모습,
옥황상제가 내려주신 천사다.
댓글목록
안산님의 댓글

시를 읽으며 숙연한 마음을 가누기 어렵습니다.
요즘세상에 헌 신발을 손빨래 하는 집이 어디 있겠느냐고 하지만
저도 신발에 때가 묻으면 세제를 풀어 손수 세탁을 합니다.
저도 어제 심장내과에 가서 수십가지 검사 받았습니다만
말기암 진단을 받으신 시인님의 심정이 어떠하셨으라는 건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요즘은 말기 진단을 받고도 천수를 누리는
사람들이 많으니 시인님께도 기적이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헌 신발을 손세탁하여 깨끗하게 만드는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시 감상 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네, 그러셨군요.
심장내과라면 심혈관질환인데 어디가 많이 불편하신가요?
저도 동맥에 관이 들어가 있지요. ㅎ ㅎ ㅎ
지금은 완치 판정 받아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사는 방식을 체득했지요.
시마을에서 즐감하며 함께 공유해요.
감사합니다. 안산 시인님~
수퍼스톰님의 댓글

시인님을 위해 희생하신 사모님의 모습을
시가 그대로 품고 있네요.
이건 하늘이 감동했음이 분명합니다.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셨으니 항상 행복하실 일만 남았습니다.
사모님의 지극한 사랑, 제가 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최현덕님의 댓글

크나큰 위안을 수퍼스톰 시인님께 받았으니
백약보다 약발이 더 설 것입니다.
큰 파동이 지나가서그런지 많이 덤덤해졌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니 롤모델로 보시고
건강하실때 건강 관리 잘 하세요. ㅎ 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