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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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곡
사위에서 들려오는 아기 웃음소리
나지막이 까르륵 대는 햇살들
나뭇잎 사이 시소를 타고 무화과나무 그늘 밑
주검의 속살을 내비치는 검붉은 열매가 대롱거리고
산그림자가 날개를 접고 어깨에 내려앉는다
멀리서 수도복을 입은 거먼 종소리
쨍그랑거린다
창밖에는 바람에 한들거리는 주렴들
요령소리가 날개옷도 없이 차랑거리고
검붉은 시즙이 서쪽 하늘에 수채화로 번진다
나는
만장의 홍진 속 지푸라기처럼 출렁거리며
광중을 기웃거리는 박제된 송장벌레
장례미사가 끝난 성당에는 창백한 기도 소리
비브라토처럼
경배드리고 싶다*
신달자*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성당의 창백한 기도소리가
청각을 두드립니다.
좋은 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콩트님의 댓글

고요가 소금쟁이처럼 떠다니는 밤
활대와 현이 둘러앉아 수런거리는 목소리
그 이야기보따리를 풀다가
적었습니다
횡설수설을 벗어나지 못한 행간이
늘 부끄럽기만 합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