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 창작시의 향기

흉터 

주문한 생선찜이 나왔다

요리사가 실수했는지

두 마리 중 한 마리만 칼집이 나있다

생선 몸통에 그어진 칼집을 보니

몸과 마음에 새겨진 흉터가 시큰거려

멀쩡하게 생긴 생선을 뜯어 먹는다

맛없다

보기와는 너무나 다르게

밋밋하고 비릿한 맛에

물로 입안을 헹궈 씻어내고

칼집 난 생선을 젓가락으로 잘게 뜯어

조심스럽게 입에 넣는다

맛있다

겉뿐만 아니라 속에까지

숙성된 양념이 골고루 스며들어

씹을수록 깊고 오묘한 맛이 우러나오는

이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