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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뜨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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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리소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3회 작성일 22-07-23 22:08

본문

                                        최은영                    



새벽을 알리는 교회 종소리를 듣지 못하였고

지붕 위 수탉 울음 소리를 듣지 못하였으므로

아이는 동트는 언덕에 올라있어도 온기만을 느낀 채

아침이 오는 까닭을 알 리가 없었다.


아침은 그저 상상이요

점심은 시간이 조금 지난 아침에 지나지 않았다

해가 지고서야 저녁을 알았으므로

누구를 탓 할 수도 없었다.


하루가 허망 히 지나도

눈 먼 아이의 일상은 언제나 그랬다.


오로지 들리는 것은 알 수 없는 단어의 나열이다.

발가벗긴 채로 할 수 있는 것은 

웅크려 숨 죽이는 것 뿐

앞으로 일들과 새로운 일들 앞에 

공포와 희망으로 뒤엉켜 있다.


조여오는 압박과 인내의 임계점에 이르렀을 때,

태양은 고성을 지르며 밤의 진통을 한다.


가장 어둡고 깜깜한 지금 

바로 이 때이다.


(202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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