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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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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55회 작성일 22-07-07 01:38

본문

범죄 보고서 



어잿밤 12시 경에 어느 노부부가 캠퍼스 안을 산책하는데 

누군가 나타나 그들로부터 스마트폰을 빼앗았다고 한다.

 

그러자면 예리한 칼날로 

남편의 갈비뼈 사이에 있는 

불륜을 후벼팠다는 이야기인데,  

아내는 남편이 이미 죽은 지도 모르고 

청록빛 뻣뻣한 나무토막과 손 맞잡고 걸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오늘 아침에는 소녀들이 떼 지어 등교하고 있는 길 위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성지를 찾아가는 순례자들처럼 

차례차례 죽어나갔다. 쇼핑몰에 가면 

그녀들의 간과 폐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절단된 피클은

입안에 넣자마자 쏴하게 번지며 상쾌하다. 


"목 위로는 죽어 있다"

노숙자 한 명이 질주하는 전동킥보드 위에서

물구나무 서기를 하며 지나간다.  


디지털 피아노 한 대를 팔려고 

매장 직원은 100년 전 죽은 쇼팽

200년 전 죽은 베토벤을 데려다 놓는다.

그것도 발가벗겨서 데려다 놓는다. 

코 끝에 하얀 가루가 묻은 디지털 피아노는

지금 내 방 한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댓글목록

grail200님의 댓글

profile_image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시입니다만 ㅎㅎ
[열대야]라는 시에 환상즉흥곡과 운명을 넣은 부분이 떠오르네요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지만 불륜과 내통하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스스로 대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마을 창작시 운영자에게 불만을 표한 것이 전화가 두절된 원인은 아닙니다
얘기하기를 시마을 운영위원회에 고발해서 자신이 짤릴 수 있게 만들라고 했습니다
내통이며 불륜인지는 모르겠으나 감정적으로 대하며 우수창작시에 뽑는 오락가락한 견해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겁니다
코렐리 시인은 모르겠지만 제가 올린 아래의 시든 글이든 거짓이 없이 적었으니 오해나 편견으로 대하지 않길..
더운 여름이고 건강을 챙기면서 좋은 시 많이 쓰세요
고맙습니다
.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시는 최근 제 주변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에 대해 쓴 것입니다.
주제는 있습니다. 최근 경제가 안 좋아지면서 노숙자 및 사건들이 슬슬 발생하기 시작하더군요.
안락한 중산층의 생활에 경기 침체로 인한 불안과 폭력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지고 있네요.
그 위협감에 대해 써보려고 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의미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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