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야머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또야머리
모심은 놓은 논물 그득히 그 물때를 저으며 노니는 청둥오리 한 쌍, 그날은 한 마리만 갈퀴를 젖고 있었다
-이날 오후 또야머리 만났잖아 카페에 가자고 하더라고 카페 앞까지 갔다가 시간이 저녁인 거야 그래서 차를 돌렸어 커피 한 잔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국수 한 그릇 하는 게 맞지 싶었어 가까운 밥집에 들러 국수 한 그릇하고 이것저것 얘기 나눴는데 주위가 너무 시끄러운 거야 그래서 나와 차에 들어가 잠시 앉았지 에어컨 바람도 좋고 분위기 괜찮은가 싶더니만 아니 구름읍에 간 얹은머리가 집에 왔데잖아 그것도 이혼한다고 다시는 못살겠다잖아 안 그래도 그날, 영상통화를 했는데 낌새가 좋지 않았데 야가 될 수 있으면 빨리 와도 괜찮다고 하잖아 그래서 또야도 시간이 그렇고 해서 그날 바로 내려가 가를 데리고 온 거야 딸린 방아까지 안고 왔어, 참 두부라는 강아지도 있었다 난 또 방아가 보고 싶어 데리고 온 건지 알았지 아 글쎄 데리고 온 날로부터 야는 부들부들 떠는 거야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이혼을 준비하겠다고 날뛴 거지 맞아 그 먼데까지 가, 얼마나 외로웠겠어 아무도 없잖아 시댁 사람 말고는 누굴 쳐다보고 살겠어 부부 싸움한다 하면 그래 나가 나가버려, 그런데잖아 자존심 상한 건 둘째치고 그래 혹여 손찌검까지 당한 건 아니겠지 더벅머리 가 여동생이 있데 무슨 잘못을 했는지, 뭐했어 이렇게 묻다가 한참 말 안 하는 동생, 아무 말 없기에 귀때기부터 날렸데 그래 얹은머리도 맞은 거야 아니, 목 졸렸데 아 그건 아니다 목 조르는 건 아무나 하는게 아닌데 어떻게 목을 졸라 차라리 귀때기가 나은 거 아냐 그나저나 다음 날 올라온데 부부싸움은 둘 모두 얘기 들어봐야 데 아무 말 말고 무슨 말하는지 유심이 들어보라고-
그 다음 날이었다 운동 나기미 돌아본 들판, 청둥오리 한 쌍 있었는데 하나는 논두렁길 걷고 있었고 하나는 논머리에 서 있었다 가뭄이 심해 논꼬를 틀어막으려다가 화들짝 놀랐던가 모두 하늘 위 날아갔다
.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사물 인지력으로 된 의식이 소실되었습니다
잡설이 시작되어 물질 환희로 가늠 추를 옮겼습니다
영적 있음이 만만하게 하는 힘이 되리라 본 생명 의지가 발로되지 않아 미진했습니다
사설이 시작됐습니다
거멈 율을 흔들 수 있다 도전했습니다
불운하게도 응축되는 내면의 황홀감으로 신세를 처리했습니다
생명 의지가 소실되면 어쩌나 하는 기우를 지우고 싶어 했습니다
崇烏님의 댓글

머물러 주시고 귀한 말씀 주시어
감사합니다. tang 시인님
날씨가 많이 덥습니다. 더위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