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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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긴 터널을 빠져나왔을 뿐인데
깃털이 영원 같았고
번뇌를 끌어안았던 배가
산속의 암자처럼 적막했다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돌아가는
강물 위에는 사람들이 버린 죄가 떠다녔고
시린 물에 과거를 씻고 싶다는 생각이
작은 물고기처럼 수면 위로 튀어 올랐다
사라졌다
지나는 이가 길을 묻는다면
주머니에서 내가 모르는 것부터 꺼내 보여주고 싶었지만
계단을 올라가는 햇살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싸리비를 든 휘파람은
죽은 새를 쓸어내지 않았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할수록
인간의 욕망을 은유하는 바람의 배후는 투명했다
눈, 코, 입이 없는 실루엣도 얼마든지
보고 싶은 사람에게
오랫동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할수록
이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
긴긴 겨울밤 꿈을 꾸고 눈을 뜨고를
반복 하는사이
내가 살아 있는지
아님 죽음에 문턱까지 왔는지
모호 할 때가 있더이다
잘 ... 감상 하고 갑니다
사리자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