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편지지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꽃 편지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4회 작성일 22-05-29 18:02

본문

꽃 편지지

​      하늘시

​하루를 기록한 장문의 편지를 다 읽어 내느라

단내 나는 타액세포의 손과 발,

그리고 눈 꺼풀의 말초신경까지 끊어 버리려고 할 때 쯤

터벅터벅 걷고 있는 가로수들과 재회를 한다

잘 누워있는 길 바닥의 배꼽을 기꺼이 열어

한 나무가 두 팔을 벌리며 안아 준다 할 때

인기척조차 내지 말라는 보도블록의 하명으로 바람은 숨이 끊어졌다

고마운 순간이 눈꺼풀 찰나의 빛을 꺼고

두 뺨은 몇 방울의 울음을 동그랗게 말아 상기된 볼을 굽는다

일과의 혈투속에 횡설수설 돌아다닌

정맥을 찌르며 숨 가빴던 기억의 파노라마가 멈추기까지

저 나무들도 저린 다리를 들고 푸른 성과를 내느라

마스크에 꽉 찬 숨처럼 뜨거움을  벗길 수 없었겠지

종점으로 가는 목적의 삶을

분명 인식하고 있는 정류장의 저혈압이 어지럽게 기립할 때 쯤

내부 순환로 발목 위로

지하철을 목구멍으로 삼키는 계단들이 발자국을 세고 있다

무탈하게 승리한 시간들 안으로

그늘에 섞인  한숨을 골라내어  한 뭉텅이 석양이 다발로 묶인다

노을이 꺼낸 포장지에 나의 표정이 가지런히 놓이자 강줄기는 리본을 길게 잘라

둘 둘 말리는 나를 묶어 한 다발의 꽃이라 우긴다


고맙다

나를 

버텨 준  이 순간의 향기,  비록

얼룩졌어도

창틀의 어깨를 투명하게 내 준 맨 뒷자리

덩치 큰 버스의  가슴팎이 너무 따뜻해 나는 일부러 시간을 죽이는 실수를 해야만 한다

가팔랐던 하루의 호흡을 들고 묵묵히 따라왔던 나의 드라이플라워

나를 싣고 떠나가는 버스를 말 없이 배웅해 주던

나를 안아주던  그 나무, 그 길,

그 고마운 편지를 다시 읽으려고

종점은 버스 바퀴를 거꾸로 갈아 끼우고 타액의 원액을 음미하고 있는

나를 막무가내로 굴린다

단잠속에 깜박 젖어 침 흘리는 편지지에

성실하게 밑줄그은 하루를 접으며

고마운 인사가 꾸벅꾸벅 추신을 적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7,810건 144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780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5-30
27799
삽화를 보며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 05-29
277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05-29
27797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5-29
열람중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5 05-29
2779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8 05-29
27794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5-29
2779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5-29
27792 gjq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5-29
2779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5-29
27790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5-29
27789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8 05-28
2778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2 05-28
27787 미소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3 05-28
27786
그리움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8 05-28
27785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5-28
27784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5-28
2778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5-28
2778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9 05-28
2778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5-27
27780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2 05-27
27779 꿈꾸는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8 05-27
2777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5-27
27777 미소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5-27
27776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4 05-27
2777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5 05-27
2777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5-27
2777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05-27
277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5-26
27771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4 05-26
27770 어진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5-26
27769 미소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05-26
27768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 05-26
27767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3 05-26
2776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5-26
2776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5-26
2776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0 05-26
27763
아네모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5-26
2776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5-25
27761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9 05-25
27760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3 05-25
27759
가을의 격 댓글+ 1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05-25
27758 미소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1 05-25
27757
철둑에 서서 댓글+ 2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5-25
27756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05-25
2775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5 05-25
27754
알박기 알바 댓글+ 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5-25
27753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05-25
2775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2 05-25
2775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05-25
2775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1 05-25
27749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5-25
27748
천년지기 댓글+ 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5-24
27747 보푸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5-24
27746
찔레꽃 향기 댓글+ 6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5-24
2774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6 05-24
2774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0 05-24
27743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2 05-24
27742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3 05-24
27741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5-24
277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3 05-24
27739
나이아가라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5-24
2773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2 05-24
27737
역사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05-23
2773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0 05-23
27735 미소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 05-23
27734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8 05-23
2773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5-23
27732 김진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3 05-23
27731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5-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