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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고 누가 묻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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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5회 작성일 22-03-2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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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냐고 누가 묻나요 




                              종이비누




오래전

거울 들여다볼 때면

저게 나냐고

내가 저거냐고


서로 외면한 적 많았어요


물과 얼음

거울 앞에 세워놓으면 서로는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안아줄 수 있을까요


하다못해

작은풀잎들 무심히

풀풀 내던지는 푸른 눈매


검은 점 하나

허공에서 쏟아져

파닥파닥 살아나는 새

생존 너머 두근거리는 그 당혹 마저


없는,


이 얼굴이 이 표정

그 표정이 그 얼굴 오래오래

마주 밥 먹기 싫었던 거죠


많고 많은 세상

거울을 언제 다 깨버릴 수 있을까요


산 하나 다 옮기도록 얼마나

독한 마음 삽 한 자루는 품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거울이 먼저 조금씩 웃고

내게

거울의 목소리가 들릴 때쯤


거기 윤슬 같은 잔주름 가득 문

초로의 눈빛 하나


미워도 모르고 미워하지는 말라는 듯

너도

너 대로

익어 향내 나는 검은흙 이미 절반이라는 거

알고 있느냐는 듯


가만히 눈썹 밑 두드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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