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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경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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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4회 작성일 22-03-05 11:07

본문

임인경칩壬寅驚蟄 / 백록

 

 

   

간만에 방방곡곡 개구리들 울고불고 야단법석인데

유독 팔짝 뛰며 나불거리는 개구리들

나그네의 시선을 유혹하고 있다

하나는 연신 어퍼컷을 날리며 팔짝거리고 있고

다른 하나는 이에 질세라 부스터 킥을 날리며 팔짝거리고 있다

아마도 북악산 기슭을 향한 몸부림 같은데

막상, 그 기슭엔 적막만 흐르고 있다

마치, 죽음을 맞는 시한부의 표정으로

   

고요, 그 자체랄까

   

계곡에 비친 구름 속 초승달의 행간이 마치

저승길을 향한 그믐달의 투영인 양

사뭇, 졸졸 흐르고 있다

 

그조차

들리는 듯

마는 듯

 

그곳은 아직도 겨울의 기슭인 듯

춘분이 닥쳐야 비로소 봄이 오려나

동안거에서 덜 깬 청개구리들

꼼지락거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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