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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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통
/ 나싱그리
나의 먹거리는 편지였다
어쩔 수 없이 과식하는 날이 많았다
대개는 일상의 안부를 묻는 편지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소식으로
눈물이 묻어나는 편지
꽃봉오리 갓 입술을 내미는
풋사랑의 편지에
꽃향기를 바람에 싣고
먼길 떠나는 진한 사랑의 편지까지
기쁨과 슬픔과 사랑을 먹고 살았다
요즘엔 멀어진 사람들의 소식이 그립다
서로의 마음을 필사하여 교환하는
사람들의 손글씨가 그립다
내 마음에 새봄이 찾아오는 날
그동안 얼었던 마음을 녹이고
그리움을 먹고 사는
빨간 우체통이 되어 살고 싶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시를 감상하면서 편지를 자주하던 추억이 나네요.
우체통의 내면 속으로 들어가 봤어요.
곳곳에 아름다운 표현이 넘 좋았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나싱그리 시인님.
나싱그리님의 댓글

들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시 계속 올려 주셔서
창방을 빛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