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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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운동장
703호그녀는 한동안 고무 다라이에 서대처럼
풀이죽어 살았지
나이가 뭉개진 어느 날 발자국이 지워진 후로 구름이 되었고
바람이 함께 깃들어 살았고
그 바람은 명지 바람이었다가
산들바람이 되기도 했지
머릿속에 화석처럼 새겨진 삶의 지도가 선명한데
지난해 하양 깃들던 하늘을 잃고
방향도 잃어버렸지
발끝 닿지 않는 부평초처럼 떠도는 생
세상은 지독한 각본 하나를 들고 그녀의 삶 깊숙이 간섭하던 날
바람은 어느 하늘 아래 어둠이 구름 운동장
어느 구석으로 몰아 불었고
가지 않으려는 간절함에도 지느러미가 고장 난 구름은
한쪽 방향으로 떠밀리고 있었지
병원 코너에 몰려있는 부레가 파열된 구름들
이목구비가 지워진 얼굴은 그늘이 발라져 있고
그렇게 믿었던 명지 바람도 상처 난
날개를 수리하러 가버렸다지
기억의 저편 한때는 태양의 귀를 자르기도 했고
달의 목을 겨냥했던 어제를 지우고
구석을 끌어안고 그 푸른 날들을 헤이는 눈망울에
별들이 총총 떴지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시인님 시제도 참 훔치고 싶은 시제입니다^^
마지막 연이 인상 깊습니다.
시를통해서 직접 구름을 바라보는 느낌이 드는군요.
상상력이 넘 돋보이는 시에 스며들 뻔했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시인님 시를 감상하며 늘 행복감을 느끼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희양 시인님.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시제가 시의 절반이라는데 나는 시를 쓸때마다
쩔쩔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살다 서울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그사이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셨다 하여
안타까음을 쓴 글입니다
고운말씀으로 다녀가심 감사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시가 현실이 될 때 그 감동은 배가 되겠지요
언젠가 접했던 시향이지만
도로 지금으로 비치는
아무튼 구름 속이신 듯
힘내십시요
김 시인님!
희양님의 댓글의 댓글

구름을 속여요? ㅎㅎ
오래전 쓴 글입니다
설명하고 싶은 말은 많치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희양 시인님!
안녕 하셨습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임인년 올해엔 답복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일상이 되시길 바랍니다
가슴 시린 시 잘 감상 하고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온늘 ,즐거운 한 주 되시옵소서
희양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