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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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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1회 작성일 22-02-13 09:16

본문



은목서


                            종이비누




천리향 이름 속에 

이미 바람 함께 있으니


짐 싸는 일도

풀어놓을 짐도 없겠어요


다리를 지운 뱀 비로소

뱀인 줄

풀잎 하나 흔들지 않고

곧장 코를 콱 물겠어요


그날 눈에 맞은 그대처럼


떠나온 곳 되돌아 다시 제자리

지독히도 길눈 어두운 마음 다독이는 일


가만히 가만히

눈사람 코에 닿아

방울방울 물방울 녹아내리던

그대 향기


접시 가득 담긴 허공 반 갈라 올려놓으면


향기 속에 가득한 바람

바람 속에 가득한 향기


아득히 먼 어느 곳 인들, 쥐면

손바닥 흠뻑 저린 듯 미끌거려요

화들짝 꼬옥

더 힘줄 수록 꿈틀거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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