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증에 걸린 겨울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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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에 걸린 겨울의 노래 / 백록
이 겨울의 나에겐 수은주가 음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누구에게 배웠는지조차 안개의 돌연변이 같은 미세먼지의 몽니에 휩싸이더니
어둑하다 벋쳐 어느덧 왁왁해져버린 지금, 높은음자리표는 얼핏 G로 얼씬거리고 낮은음자리표는 설핏 F
로 엇비치는데
오선지 밖의 음표를 올바로 읽지 못해 갈수록 불안해지는 눈빛의 난
영상과 영하를 가로지르는 0도의 점을 그냥 C로 읽을 뿐 빨간 목울대로 오르내리는 그 소리조차 오독
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지만 영하에 익숙하지 못한 한라산 기슭의 난
이 계절만큼은 1도와 5도를 나타내는 눈금을 오선지로 착각하며 산다
한 옥타브를 채 넘어서지 못한 난
겨울의 음치이므로
지금은 가장 춥다는 소한과 대한 사이
아! 높아도 너무 높다
지난 계절 못갖춘마디의 음정인 듯, 음표를 그려놓을 하얀 도화지는 저 하늘가 구름 속을 헤매고 있다는
데 도대체 겨울 같지가 않다
아님, 그새 벌써 봄의 낌새인가
새해에도 기어코, 도돌이표에 걸린 꽃샘의 얼음새꽃을 만나 복수초인 양 노랗게 오독하며 다하지 못한
추위의 곡절曲節들
후렴구로 다시 부르려는가
댓글목록
최현덕님의 댓글

'난독증에 걸린 겨울의 노래'
시제가 너무 좋습니다.
제목을 저에게 분양해 주시면 한편의 단편소설을 단숨에 써 내려갈것 같습니다.
구상과 전개가 바다 입니다.
Good!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한 편 기대하겠습니다
제목 기꺼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