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짧아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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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짧아 졌다 / 최현덕
하나밖에 없는
내 돋보기 한 살 한 살 먹으니
점점 더 침침해 진다
가는 세월과 오는 세월이 깊을수록
돋보기는 얇아만 간다
가족 안녕에 초점을 두다가
자신에게 초점을 두다가
인간관계에 초점을 두다가
토막토막 잘려나간 뿌연 그림자에
초점을 두다가
어제는 그제보다 얇아졌고
오늘은 어제보다 더 얇아졌다
지난해에 시달리고 올해에 매달린
내 그림자도 돋보기 두께 따라
점점 더 짧아졌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ㅋ... 돋보기가 두꺼워지면 그림자가 커지겠네요
그림자가 짧아진다는 건 육신이 쪼그라드는 건데...
ㅎㅎ,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그림자 좀 더 키우소서!
최현덕님의 댓글

세월을 이길 장사 있던가요
그렇지만 그나마 앓아 누우면 이 그림자마져 없을테니
감지덕지 해야 할 판입니다.
새해, 백록 시인님 가정에 복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