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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는데 꽃이 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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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49회 작성일 21-12-19 21:52

본문

대저 독단으로 말미암아 존재하는 권력은, 결코 그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다. 총칼은 권력이 되지 못한다. 그런 잔인무도한 쇳덩이가, 어떻게 권력으로서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권력은 합의 하에 구성된다. 합의 없이 존재할 수 있는 권력은 없다. 물론 누구들의 합의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890604 천안문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듯이, 800518 광주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뻔했듯이. 그렇기에 독재자는 순결하다. 그저 그 혼자만. 고독의 순결과, 무적의 무고함이다.


작금에 와서 눈이 내리는데, 그 눈이 어떻게 내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는지 안다면, 하얗다는 말은 입을 찢어도 나오지 않을 것이나, 눈에 설탕을 조금만 섞어 뿌려도 입을 다물기 시작했다면, 시운은 이미 기운 것이다. 그를 알고 있자면, 더욱 입 열어 떠들어야 하거늘, 참 위험하게 달달한 싯누런 솜사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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